외인 최다연패 신기록 로치를 통해 본 kt의 암울한 현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4일 05시 30분


kt 돈 로치는 ‘꼴찌 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12연패를 기록하며 KBO리그 외국인투수 최다연패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스포츠동아DB
kt 돈 로치는 ‘꼴찌 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12연패를 기록하며 KBO리그 외국인투수 최다연패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스포츠동아DB
kt의 돈 로치(28)가 KBO리그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연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로치는 12일 인천 SK전에서 4월 19일 수원 KIA전 이후 달성하지 못한 시즌 3승에 도전했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고도 개인 12연패라는 멍에를 썼다. 이는 2010년 한화 호세 카페얀이 썼던 11연패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당시 카페얀은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3월 27일 문학 SK전부터 6월 11일 마산 롯데전까지 11연패하면서 중도 퇴출됐다.

로치는 경우가 다르다. 그가 20경기에 등판하면서 5이닝 이하를 던진 것은 7월 8일 수원 KIA전(2.1이닝 11실점·10자책점) 한 번 뿐이다. 물론 무실점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 호투했던 3~4월(2.75) 이후 5월부터 방어율이 치솟았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5월과 6월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바 있다. 부상 정도는 크지 않았지만 이후 구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선발등판하면 늘 5이닝 이상을 버텨줬다. 평균 소화이닝도 5.2이닝이었다. 최근 4경기에서는 6이닝 이상, 투구수 100개 이상을 던지면서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줬다. SK전에서도 6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긴 했지만 4실점(3자책점)으로 버텼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로치가 20경기를 등판하는 동안 득점지원은 고작 2.1점에 불과했다. 불안한 수비도 발목을 잡았다. 로치의 주무기는 싱킹패스트볼이다. 구속이 상대타자를 압도할 만큼 빠르진 않지만 무브먼트가 좋아 땅볼유도가 용이하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수비수들이 땅볼 타구를 잘 처리해줘야 안정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kt의 수비력이 그의 투구를 뒷받침 해주지 못했다. 로치는 20경기 동안 80실점을 했는데 그중 자책점이 66점이다. 최근 4경기에서는 14실점 중 5점이 비자책점이었다. SK전에서도 2회 전민수의 악송구, 5회 하준호의 포구 실패 등으로 인해 점수를 내줬다. 실책은 1개로 기록됐지만 실책성 플레이가 패배의 원인이었다.

부인할 수 없는 kt의 현실이다. 타선은 기복이 있다. 투수도 잘 던질 때가 있으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게다가 선발투수는 승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완투를 하고도 질 수 있는 게 야구다. 그러나 수비는 얘기가 다르다. 수비의 빈틈은 패배와 직결된다. kt는 12일 기준으로 실책 86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이기는 경기를 만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꼴찌 kt의 암울한 현실, 역대 외인 최다연패를 작성한 로치에서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인천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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