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7)이 14일 발표한 26명 가운데는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우영(충칭 리판), 권경원(톈진 취안젠)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5명이 포함됐다. 정우영과 권경원은 미드필더 자원으로 선발했지만 둘 다 중앙 수비가 가능해 사실상 전원이 수비 자원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에는 ‘수비 불안’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특히 슈퍼리그 출신 수비수들의 부진에 “중국에서 뛰니 중국 축구 수준이 된다”는 ‘현지화 논란’마저 불거졌다. 중국파를 중용했던 슈틸리케 전 감독조차 중국, 시리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 7차전을 앞두고 중국파 4명을 선발했다가 ‘창사 참사’를 당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자 카타르와의 8차전을 앞두고는 장현수와 홍정호(장쑤 쑤닝)만 남겼다. 하지만 신 감독은 중국파를 5명으로 늘렸다. 신 감독은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기량은 좋다. 그런 선수라 비싼 몸값을 주고 데려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신 감독이 중국파를 5명이나 선발한 데는 조기 소집이 가능하다는 게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표팀도 한국처럼 조기 소집돼 슈퍼리그가 20일부터 잠시 중단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일본,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경기(31일) 사흘 전인 28일에 합류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신 감독이 공언했던 대로 나이와 리그를 불문하고 ‘신태용 축구에 적합한 선수’를 선발한 것 같다. 특히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려면 손발을 맞추는 시간이 많을수록 좋다.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들을 배제하면 선수 구성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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