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북핵 불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7일 03시 00분


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테일러
“부모님 안심시키고 오겠다”… 휴가 내고 14일 미국으로 가

부상으로 한국을 떠났던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테일러(24·미국·사진)은 올해 두 시즌만에 절치부심하며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8월 2일 팀에 합류한 테일러는 명예회복을 노리며 10월 V리그 개막을 앞두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랬던 테일러가 14일 돌연 휴가를 내고 한국을 떠났다. 할머니의 병세 악화가 일차적인 이유였지만 최근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 또한 테일러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테일러가 최근 면담을 신청해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며 “‘돌아가서 안심시키고 오겠다’고 부탁해 휴가를 허락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과 북한은 치열한 외교전을 치르고 있다.

박 감독은 “미국 현지 언론의 분위기는 한국보다 나빠 보인다. 이런 상황에 테일러의 부모님이 딸의 안부를 많이 걱정했던 것 같다”며 “15일 테일러가 ‘고향 집에 잘 도착해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할머니를 병간호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의 안보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스포츠계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올해 2월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기간에 에스토니아 출신 한 외국인 선수가 지원했다 ‘한반도 안보가 걱정된다’며 취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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