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베이스볼] 롯데 나경민이 전하는 ‘허슬러’의 인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2일 05시 30분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허슬 플레이.’ 롯데 나경민(26)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다. 시도 때도 없이 그라운드에 몸을 던지는 그의 플레이를 보며 혹자는 부상을 염려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거침없이 뛴다는 의미다. 조원우 감독도 “(나)경민이가 아주 잘한다. 승부처에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다. 승부처에서 경민이처럼 과감하게 뛸 수 있는 주자는 많지 않다”고 칭찬했다. 열정과 투혼, 근성, 승부욕 등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멘탈(정신력)을 모두 갖춘 나경민의 철학은 확실했다. 특히 “허슬 플레이는 내 삶과 야구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는 말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투혼의 아이콘? 캐릭터 잘 잡은 듯!”

-투혼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는 확실히 심어준 것 같다.


“일부러 그런 이미지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웃음), 캐릭터를 잘 잡은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내 이미지를 살려 나가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에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야구는 하다 보면 부상이 자주 나오는 종목이다. 물론 조심하다 보면 부상의 확률을 낮출 수도 있지만, 본의 아니게 다치는 일도 많다. 도루를 시도할 때도 그렇다.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선수는 없다. 나는 팀을 위해서라면 투지있게, 어떻게든 살아나가서 득점 확률을 높인다는 각오로 뛴다. 부상의 위험도 감수하고 과감하게 뛸 필요가 있다.”

-KBO리그에 입단하기까지 참 먼 길을 돌아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겠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ML)에 도전했고, 부상을 당해 돌아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들 하시는데,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내가 미국행을 택했으니 그에 따른 후회는 없다. 경험을 쌓았고, 영어도 배웠다. 소득은 충분했다. 미국에서 실패 아닌 실패를 했지만, 지금 KBO리그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기서 잘하면 된다.”

-배트를 굉장히 짧게 쥐고 친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그랬나.

“(손)아섭이 형처럼 반창고를 붙이고 칠 정도까진 아니었다. 처음에는 손가락을 2~3개 정도로 짧게 잡고 스윙을 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짧게 잡는다. 어쨌든 내 장점은 컨택 능력이니 이를 극대화해야 한다. 올해 홈런 1개를 쳤지만,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것이다. 내 장점은 빠른 발과 출루 능력을 토대로 득점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배트를 짧게 잡고 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장점 극대화? 출루에서 시작한다

-지금의 허슬 플레이는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것인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몸에 밴 것이다. 체형도 왜소했다. 그때부터 소위 ‘스몰볼’에 능한 선수들을 좋아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프로야구(NPB) 영상도 찾아봤다. 중학교 때도 체격이 크지 않았다.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내 장점인 빠른 발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스몰볼에 가까운 야구를 해 왔다. 그 장점을 어떻게 살리느냐를 연구해야 한다.”

-일본에는 정확한 타격을 하는 타자가 많다. 인상 깊게 지켜본 선수는.

“아오키 노리치카(토론토),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니시오카 쓰요시(한신)의 플레이를 즐겨 봤다. 모두 유명한 선수들이다. 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었다.”

-스스로 올 시즌을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는 이르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확실히 인지했다. 지금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확실히 1군에서 입지를 끌어올리고, 주전으로 정착할 수 있게 더 노력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해야 한다. 안타와 도루 숫자도 더 늘려야 한다.”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타격이다. 출루를 해야 도루도 하고 득점도 할 수 있다.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선 더 많은 안타를 쳐야 하고, 선구안도 향상해야 한다. 출루율을 높이는 것은 내 숙제다. 가장 큰 가치를 두는 타격 지표 또한 출루율이다. 타율이 0.280 정도만 돼도 출루율이 3할 후반이라면, 그만큼 누상에 많이 나간다는 뜻이다. 자주 출루할수록 내 장점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다. 타율도 중요하지만, 출루율이 높아야 내 공헌도가 더 크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면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경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나경민에게 허슬 플레이란

-롯데는 어떤 의미인가.


“처음에는 롯데에 뽑힐 줄 몰랐는데, 나를 선택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2년간 공백이 있었기에 어디서든 뛰고 싶었다. 롯데는 열정적인 팬들이 엄청나게 많은 구단이다. 그런 팀의 팬들 앞에 다가갈 수 있어서 기뻤다. 투지 넘치고 근성 있게, 내 이미지를 살려서 롯데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야구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아직 오래 뛰지 않아서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뛰고,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허슬 플레이도 주저하지 않는 파이팅 넘치는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나경민에게 허슬 플레이란.

“처음 받는 질문이다. 내 삶과 야구인생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한 부분이다. 이것만은 선수로서도, 인생을 살면서도 꼭 가져가야 한다.”

● 롯데 나경민

▲1991년 12월 12일생
▲둔촌초∼잠신중∼덕수고
▲좌투좌타
▲키 178cm·몸무게 80kg
▲2016년 롯데 입단(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
▲2017년 연봉=3600만원
▲프로 경력=롯데(2016∼현재)
▲2017년 성적=76경기 타율 0.261(115 타수 30안타), 1홈런·11타점·17도루(21일 기준)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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