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소속팀, 포지션을 막론하고 막중한 책임감이 한껏 묻어나는 자리였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직행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 16명의 태극전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결의에 찬 각오로 합류소감을 대신했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 조기소집 현장엔 11명의 K리거와 4명의 중국 슈퍼리거,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남태희(26·알 두하일)까지 모두 16명이 얼굴을 비췄다.
주말에 각자의 소속팀 경기를 소화하고 합류한 만큼 피곤한 기색도 역력했지만, 비장한 각오를 전하는 표정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태극전사들의 자세를 단번에 느끼게 해준 이는 김신욱(29·전북 현대)이었다.
대표팀 소집마다 공들여 치장한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던 ‘패셔니스타’는 이날만큼은 단정한 꾸밈새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별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제 팀 훈련을 마치고 오늘 파주에 올라오느라 헤어스타일을 다듬을 시간이 없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각오를 전하는 대목에선 “현재 한국축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나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함께 온 5명의 동료들도 같은 심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38·전북 현대), 염기훈(34·수원 삼성)과 함께 베테랑 역할을 맡은 이근호(32·강원FC)는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준비를 잘 마쳐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태극전사들 역시 “한국축구로서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뛰겠다”고 공통된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한 마디는 한결같았다. “한국축구는 위기에 늘 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