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 여자 깜짝 2위 김하늘
박소연 등 쟁쟁한 선배들 물리쳐
키는 작지만 점프실력 워낙 좋아… 외국 나가면 오히려 높은 평가
“올림픽 출전 큰 목표 이뤄야죠”
“Yes I want some new face.”(싸이의 ‘뉴 페이스’ 가사 중)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의 백미 중 하나는 ‘새 얼굴’ 김하늘(15·평촌중 3)의 갈라쇼였다. 가수 싸이의 노래 ‘뉴 페이스’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김하늘은 목에는 리본을 매단 채 빙판 위에서 싸이 특유의 익살 넘치는 댄스 동작을 재연해 내며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사진). 시니어 대회 최연소 참가자의 통통 튀는 매력에 객석에서도 환호성이 쏟아졌다.
노래 제목을 따라가는 걸까. 김하늘이 한국 피겨의 ‘새 얼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차 선발전에서 181.79점을 획득한 여자 싱글의 선두 주자 최다빈(17·군포 수리고)에 이어 169.15점으로 깜짝 2위를 차지했다. 여자 싱글 맏언니 박소연(20·단국대 2·6위) 등 선배들을 따돌리고 꿈의 무대 평창 겨울올림픽에 한 걸음 다가섰다. 내년 1월 열리는 3차 선발전까지 지금 순위를 지키면 평창 무대에 설 수 있다. 한국이 확보한 올림픽 여자 싱글 티켓은 2장이다.
21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만난 김하늘은 “생각보다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지난 1차 선발전을 회상했다. “준비했던 것만 완벽하게 하면 점수와 순위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상대에 서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입상자만이 하는) 갈라쇼 준비도 대회 1, 2주 전에야 시작했다”며 해맑게 웃었다.
김하늘은 선발전에서 줄곧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트리플(3회전)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 기술을 선보이면서도 큰 실수 없이 경기를 펼쳤다. 키(약 150cm)가 작다 보니 팔과 다리로 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강한 하체에서 나오는 고난도 점프로 극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김하늘을 맡아 지도한 오지연 코치는 “작은 키에도 기대 이상의 점프 실력이 있다 보니 외국 대회에서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다. 표현력만 좀 더 키우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늘은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맘마미아 OST인 ‘The Winner Takes It All’ 등 서정적인 음악을 골랐다. 표현력도 키우고 아름다운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피겨 여왕’ 김연아를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워 온 김하늘에게 이번 선발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우상 김연아에게 처음으로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하늘은 “시상식에서 연아 언니에게 수호랑 인형을 받았는데 평창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서 더욱 뜻깊었다. 밤마다 끌어안고 잔다”며 웃었다.
그의 꿈 또한 김연아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를 감안했을 때)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있지 않냐고 묻겠지만 평창은 나에게도 꿈의 무대이자 최종 목표예요. 지금 당장은 2, 3차 선발전만 생각해서 올림픽 출전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그래야 갈라쇼도 많이 보여드리지 않을까요.” 미간에 여드름이 난 중학생 소녀의 앳된 얼굴에서 올림픽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경기장이 휑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가득 찰수록 더 힘이 난다. 관중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게 너무 좋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피겨 대표팀 2차 선발전은 올해 12월, 3차 선발전은 내년 1월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