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의 꼬리표 ‘삼진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AL 37개 선두 양키스 에런 저지
후반기 ‘괴물신인’ 면모 사라지고 37경기 연속 삼진 ML 타이 불명예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뛰어넘어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꼽히던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사진)가 최근 삼진 행진에 신음하고 있다.

저지는 21일 미국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방문경기에서 8회 삼진으로 물러나며 37경기 연속 삼진을 당했다. 이는 1971∼72년 두 시즌 동안 당시 몬트리올의 빌 스톤먼이 세운 역대 최다 연속 경기 삼진 기록과 타이다. 전반기 타율 0.329에 30홈런을 치며 차세대 홈런왕으로 불렸던 저지는 후반기 들어 고개를 숙이는 날이 많아졌다. 후반기 35경기에서 저지의 타율은 0.169까지 곤두박질쳤다. 시즌 홈런 37개로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이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후반기 홈런은 7개에 그쳤다. 괴물 신인의 면모를 과시하며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까지 차지했던 화려한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특히 후반기 124타석에서 58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이번 시즌 총 167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율(약 37%)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009년 당시 애리조나의 마크 레이놀즈가 세운 한 시즌 최다 삼진 기록(223삼진)을 넘어설 수 있다. 박병호가 국내 프로야구 시절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동시에 삼진왕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전문가들은 상대 투수들이 저지에 대한 분석을 마친 결과라고 지적한다. 저지의 약점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것. 성장통을 겪고 있는 저지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속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메이저리그#에런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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