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41)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올 시즌 마지막 원정경기에서 자신의 세 번째 은퇴투어를 가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승엽의 은퇴기념식은 ‘야구의 날’에 맞춰 한국야구 인프라 발전의 상징인 고척돔에서 열렸다. 뜻 깊은 날, 뜻 깊은 장소에서 열리는 자신의 은퇴투어에 이승엽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엽은 “이렇게 좋은 야구장을 지어주신 것에 우선 감사하다. 또 이런 특별한 곳에서 은퇴행사까지 할 수 있으니 나로서는 매우 영광이다”고 말했다.
야구의 날은 한국이 올림픽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2008년 8월 23일을 기념하여 제정됐다. 9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감동의 여운은 아직도 온 국민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국민타자’ 이승엽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내 야구인생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회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에는 대표팀에 합류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대회 중에는 부진한 성적에 울분도 많이 쌓였다. 한 팬이 ‘이승엽, 빠져라!’라고 크게 외쳤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고 했다. 이승엽은 “사실 일본과(4강) 경기 이전까지는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 경기에서 터트린 홈런 한방이 내 야구인생을 연장시켜줬다. 여러모로 특별했던 대회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