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는 전반기 승패차가 마이너스(-) 14까지 떨어졌지만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가을야구행 티켓을 차지했다. 그 돌풍의 주역은 다름 아닌 새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임찬규였다. 특히 임찬규는 7월 29일 1군에 복귀한 이후 팀의 6승을 이끌었다. 비록 개인 승수는 2승에 불과했지만 그가 등판하면 팀이 이기는 ‘승리요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전반기에도 팀의 히어로였다. 규정이닝이 모자라 방어율 1위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개막 후 5월까지 8경기에 등판해 4승2패, 방어율 1.36의 빼어난 성적으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잘 나가던 임찬규의 발목을 잡은 건 체력이었다. 풀타임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적이 없었던 그는 6월부터 11경기에 등판해 1승5패, 방어율 7.06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다가 결국 11일 2군행 버스를 탔다.
임찬규는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예상보다 이른 복귀였지만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스스로 “2군에서 쉬지 않았다. 열심히 운동했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이날 5.2이닝 4안타(1홈런) 9삼진 2실점하며 시즌 6승(7패)을 거뒀다. 홈런을 맞긴 했지만 2013년 6월 9일 잠실 롯데전(8개)에서 자신이 세운 개인최다탈삼진 기록을 경신하면서 NC 타자들을 제압했다.
LG로서도 임찬규의 호투가 그 무엇보다 반갑다. 올해도 치열한 5강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 1군에 올라왔고, 중요한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면서 팀에 의미 있는 1승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과연 그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을야구 히어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