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의 힘은 선수들이 구성하고 있는 그라운드 위 전력이 전부가 아니다. KBO는 단일리그의 특성상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합된 팀이다. 유망주가 많은 두산은 치열한 내부경쟁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 자칫 선수단 안에서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다. 포지션별로, 또는 전체 선수단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선수를 투입하는 감독의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김태형 감독은 19일 수원 kt전을 마치고 복통을 호소했고 대장 게실염 진단을 받아 23일까지 5일째 서울 중앙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두산 구단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이)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상태가 호전돼 퇴원수속을 밟았고, 24일 잠실 넥센전부터 선수단에 합류해 경기를 지휘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후반기를 5위로 시작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상승세다. 김태형 감독의 복귀는 1위 추격과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한 꼭 필요한 전략자산이다. 김태형 감독도 최대한 빠른 복귀를 위해 치료에 전념했다. 그는 퇴원이 결정되기에 앞서 전화통화에서 “답답하다.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가고 싶다.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의료진이 허락한다면 빨리 퇴원하고 싶다. 잘 관리하면서 시즌을 마치겠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시즌 후에 받으면 된다”고 의지를 드러냈었다.
김 감독은 ‘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에 “염증이 터지지 않으면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한다. 그런 응급상황은 아니다. 다만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급한 상황은 아니다. 또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고 들었다. 의료진에게 어떻게 관리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꼼꼼히 듣고 나가 건강히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고, 천만다행으로 상태가 호전돼 긴 공백 없이 선수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게실염은 천공, 출혈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내과적 치료가 효과가 있을 경우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내과적인 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 타격 부진,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 시즌 중반 민병헌, 양의지의 이탈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걱정 없다. 곧 우리 페이스를 되찾을 것”이라며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선두 KIA가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도 “1위 추격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의 좋은 모습을 잘 유지하는 거다. 그리고 게임차는 뒤에 있는 팀보다 앞에 있는 팀이 더 적게 느껴지더라”는 말로 ‘2위의 여유’를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