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전 앞두고 예민한 반응… “최종예선 무패-무실점 이어갈 것”
이스라엘전 출전 논란 하지사피 선발
한국도 28일 해외파 전원 합류… 관중 전원에 무료로 붉은 티셔츠
“월드컵을 유치한 한국이 정식 구장이 아닌 곳을 줬다. 경기장 상태를 보라. 한국 축구팬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31일 한국을 상대로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를 이란 축구대표팀이 27일 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11명이 26일 먼저 들어왔다. 해외파 선수들은 28일까지 모두 합류한다. 방문 팀은 보통 경기 2, 3일 전에 입국하는데 닷새 전에 들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시차 적응을 위해”라며 “무패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게 이기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이란은 8차전까지 6승 2무(승점 20)로 무패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이란에 이어 A조 2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이란보다 3골 더 많은 11골을 넣었지만 10골이나 내줬다.
케이로스 감독은 훈련 첫날부터 거센 불만을 토로하며 ‘장외 신경전’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폭염과 폭우가 반복돼 잔디 관리가 어려웠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안방 팀은 A매치 3일 전부터 훈련장 제공의 의무가 있다. 27일은 배정을 안 해줘도 되는 상황이지만 이란이 요청을 해 이곳을 제공했고 이란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자신들을 푸대접한다고 지적한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해 한국이 이란을 찾았을 때 최대한의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방문 때 이란은 조명탑이 없는 훈련장을 내주고 버스도 뻔한 길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한국의 공식 기자회견도 점심시간대에 일방적으로 배정하는 등 텃세를 심하게 부렸다.
이날 케이로스 감독이 발표한 최종 명단에는 논란이 됐던 에산 하지사피가 이름을 올렸다. 그리스 리그에서 뛰는 하지사피는 이란과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 구단과의 유로파리그 예선에 나섰고 이란 정부는 그를 대표팀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예고했었다. 반면 하지사피와 함께 이란 정부의 경고를 받았던 마수드 쇼자에이는 발탁되지 않았다. 지난해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격했던 11명은 모두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은 28일 손흥민(토트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등 해외파가 합류하며 완전한 구성으로 조직력 다지기에 들어간다. 신태용 감독은 27일 조기 소집한 선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줬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경기에 입장하는 모든 관중에게 붉은색 티셔츠를 무료로 준다. 선착순으로 배포한 적은 있지만 모든 관중에게 주는 것은 처음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만원 관중이 예상되는 만큼 6만 장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코치로 참가했던 지난해 이란과의 방문경기에서 8만여 이란 관중이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응원을 한 것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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