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26), 문승원(28), 김태훈(27)은 SK가 공을 들여 키우는 차세대 트로이카 투수들이다. 잠수함(박종훈), 우완정통파(문승원), 좌완(김태훈)으로 스타일도 다르다. 이들 중 박종훈이 가장 먼저 10승에 도달해 SK 육성정책의 꽃망울을 피웠다.
세 투수는 미묘한 경쟁심도 없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동반자적 관계다. 서로 마운드에서 잘한 점, 아쉬운 점들을 평가해주며 발전을 도모한다. 성격적으로도 잘 맞는 편이다.
셋 중 가장 쾌활한 막내 박종훈은 요즘 ‘문승원 전담 홍보팀장’을 자임한다. 박종훈은 “(문)승원이 형이 시즌 8승은 무난히 할 것이다. ‘형이 8승을 못하면 내가 형 결혼식 축의금으로 200만원을 내겠다’고 내기를 걸었다”고 말했다. 올 겨울 결혼 예정인 그는 30일까지 문승원은 24번을 모두 선발로 던져서 6승(9패)을 얻고 있다. 132.1이닝을 던져 박종훈(127.1이닝)보다도 이닝 소화능력이 좋다.
박종훈은 “승원 형의 공이라면 2승 추가는 어렵지 않다. 내가 확신한다”고 보증했다. 만약에 문승원이 8승을 달성하면 박종훈이 200만원을 받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박종훈은 “형이 8승을 달성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기를 선뜻 제안한 것이다. 여기에는 ‘좋아하는 선배’ 문승원과 함께 SK 주축선발로 성장하고픈 박종훈의 기특한 마음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