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전 볼터치 26% 공격 주도 빠른 역습 통해 위협적 크로스 올려
한국, 오버래핑 뒷공간 노려야
신감독, 전력 숨기려 선발 비공개 공격수 이동국-황희찬 놓고 고심
‘이란의 양쪽 풀백 모하마디와 레자이안의 오버래핑을 주의하라.’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명운을 건 이란전이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란 공격의 특징은 강한 압박과 간결한 볼 터치를 통한 빠른 역습이다. 특히 기동성을 앞세운 오버래핑이 장점이다. 포백 수비를 쓰는 이란 공격의 시발점은 양쪽 풀백이라고 할 수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의 경우 양쪽 풀백 말라드 모하마디와 라민 레자이안의 볼 터치가 전체 26%를 기록할 정도로 두 선수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경기당 평균 7번의 크로스를 기록했다.
4-2-3-1 포메이션을 쓰는 이란의 전방 공격수로는 레자 구차네자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016∼2017 네덜란드 리그 득점 2위(20골)를 기록한 구차네자드(SC 헤이렌베인)는 직접 드리블에 이은 슈팅 능력이 좋다. 이란의 주포인 사르다르 아즈문은 경고 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뛸 수 없다. 이 때문에 아즈문의 백업 선수로 활용돼 왔지만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 뒤 공간 침투 능력이 우수한 구차네자드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풀백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와 이를 받은 구차네자드의 공격이 주 패턴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선 풀백의 오버래핑을 저지하거나 상대 풀백의 오버래핑에 의한 뒤 공간의 수비 공백을 노려 역습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란에 맞선 한국팀의 주 공격수로는 황희찬이나 이동국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황희찬은 최근 소속팀에서 잇달아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것이 변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황희찬이 아니라면 이동국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 뒤에는 장신(196cm)의 김신욱이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돌파에 이은 슛동작, 이동국은 묵직한 자리싸움과 슈팅 능력이 장점이다. 김신욱은 압도적인 신장을 이용해 고공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 한방을 노릴 만하다.
한국이 이란의 수비진을 뚫기 위해서는 이란의 포백 수비 앞에 위치해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한편 볼 배급을 통한 공격 방향을 지휘하는 사이드 에자톨라히를 봉쇄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구자철 권창훈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중원에서의 싸움도 승부의 주요 포인트다. 한국으로서는 기성용의 부상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팀의 슈퍼스타인 손흥민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할 경우에는 이근호가 대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근호는 빠른 스피드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맞는 첫 번째 경기다. 짧은 시간 동안 얼마만큼 조직력을 갖추었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신 감독은 30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 등을 공개 못 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6명을 뽑았는데 엔트리에 포함될 23명조차 추려지지 않았다. 오늘 밤에 결정이 되면 그때부터 유니폼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최대한 전력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신 감독과 한국 대표팀이 이란전을 맞는 분위기는 그만큼 신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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