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KIA 김윤동 “올해 목표 딱 1승이었던 내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4일 09시 30분


KIA 김윤동은 2012년에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6년만인 올 시즌에서야 데뷔 첫 승을 올렸다. 그의 시즌 초 목표는 단 1승이었으나 어느새 벌써 7승을 기록하며 KIA의 단독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윤동은 2012년에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6년만인 올 시즌에서야 데뷔 첫 승을 올렸다. 그의 시즌 초 목표는 단 1승이었으나 어느새 벌써 7승을 기록하며 KIA의 단독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승”이라는 소박한 꿈을 안고 출발했던 2017시즌을 생각하면, 이미 자신의 목표를 채우고도 남았다. 올 시즌 3일까지 구원승이긴 하지만 7승(4패)을 거뒀고, 5홀드와 11세이브를 함께 기록했다. 이젠 KIA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투수다. 호출이 떨어지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는 마당쇠이기도 하다. KIA는 어쩌면 김윤동(24)이 없었다면 선두독주도 힘들었을지 모른다.

KIA 김윤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윤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0승 투수’에서 ‘KIA에서 가장 많이 보는 투수’로

KIA 김기태 감독은 3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김윤동을 ‘출전불가’ 선수로 분류했다. 김진우와 심동섭 등을 불펜에 대기시키며 어떤 상황에서도 김윤동을 등판시키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8월 25일(금요일)부터 9월 2일(토요일)까지 팀이 치른 8경기 중 6경기에 등판했다. 8이닝 동안 총 투구수 165개. 그 사이 1승1세이브1홀드도 함께 올렸다. 특히 지난주엔 ‘고된’ 행군이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0.1이닝(투구수 19개),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투구수 56개)을 던졌다. 하루를 쉰 뒤 다시 1일 광주 두산전 0.2이닝(투구수 18개), 2일 고척 넥센 1이닝(투구수 18개)을 던졌다.

실제 김윤동은 올 시즌 팬들이 KIA 투수 중 가장 자주 본 주인공이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선발로 1경기, 중간으로 28경기, 마무리로 26경기에 전천후로 나섰다. 올 시즌 던진 55경기와 71이닝만 하더라도 2012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1군에서 던진 것(32경기 53이닝)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단 1승도 없이 통산 3패에 2세이브2홀드를 기록했던 그는 모든 면에서 그동안 해왔던 것을 넘어선 셈이다.

KIA 김윤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윤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깜짝스타’가 아닌 ‘슈퍼스타’로 가는 길목

김윤동은 “사실 올 시즌에 앞서 목표는 1승을 하는 것이었다. 데뷔 첫 승이 목표였다”며 웃었다. 그런데 이미 목표를 넘어섰다. 최근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만 승리투수도 되고, 홀드와 세이브도 추가했다. 1승을 시즌 목표로 삼았던 투수로선 다양한 경험을 했다.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아무래도 좋지 않은 게 오래 남는다”면서 전날 블론세이브를 떠올렸다. 그는 2일 넥센전에서 3-2로 앞선 7회말 등판해 2사까지 잘 잡아놓고 이정후에게 중전안타, 서건창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는 바람에 3-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즌 18승에 도전했던 팀 선배 양현종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행히 팀 타선이 9회초 4점을 뽑아내면서 그의 블론세이브가 묻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젊은 투수에겐 괴로운 시간이었다.

김윤동은 “사실 어제 덕아웃에 들어와 감독님과 눈이 마주칠까봐 그쪽으로는 쳐다보지를 못하겠더라”면서 “오늘 야구장에 나와서 감독님과 마주쳤는데 먼저 인사를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편하게 대해주셨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불펜투수로 뛰다보면 블론세이브와 패전도 감수해야 한다. 일종의 성장통이다. 더군다나 그처럼 갑자기 많은 경기와 투구이닝을 기록하는 젊은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다 덕아웃에 들어오더니 김윤동을 발견하고는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감독이 찾는 투수가 됐다는 게 중요한 거다. 깜짝스타는 잘 나가다 고비를 넘지 못하지만, 슈퍼스타는 그걸 넘어서 쭉 계속 가는 거다. OK?”라며 ‘깜찍하게’ 윙크를 날렸다. 김윤동은 “네!”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며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고척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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