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V해법 ‘선 수비-후 역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5일 05시 45분


러시아 직행을 위해 1승이 절실한 ‘신태용호’가 국내파 킬러 찾기에 돌입했다. 이동국과 이근호, 염기훈 등 K리그 베테랑 형님들의 어깨가 무겁다. 9월 3일(한국시간) 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러시아 직행을 위해 1승이 절실한 ‘신태용호’가 국내파 킬러 찾기에 돌입했다. 이동국과 이근호, 염기훈 등 K리그 베테랑 형님들의 어깨가 무겁다. 9월 3일(한국시간) 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우즈벡전 관전포인트

“상대를 조급하게” 선제골 허용은 금물
한국만 만나면 꼬이는 ‘우즈벡의 징크스’
베테랑 활용 등 선수 기용 폭 넓어질 듯


드디어 운명의 날이다. 한국축구가 2018러시아월드컵에 자력진출, 플레이오프(PO)를 통한 가시밭길, 탈락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향할지가 오늘밤 가려진다. 대표팀은 9월 1일부터 타슈켄트에서 부지런히 몸을 만들어왔다. 모든 채비는 끝났다. 운명의 우즈베키스탄전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실리

명분은 필요 없다. 내용도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지 승점 3만 챙기면 된다. 시나리오도 단순하다. 우리가 이기면 월드컵 본선에 간다.

그동안 해왔던 신태용 축구는 항상 공격적이었다. 전방에 잔뜩 무게를 싣고‘전진 앞으로’를 외쳤다. 뒷문이 어쩔 수 없이 열리지만 1골을 내주면 2골, 2골 내주면 3골을 터트리면 된다는 것이 신 감독의 지론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마냥 안정에 치우치진 않겠지만 일단 실점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원정경기에서 먼저 실점하면 남은 시간이 대단히 괴로워진다. 신 감독은 “먼저 골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위해서는 실점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했다.

최대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면서 확실한 역습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 수비-후 역습’이 예상되는 이유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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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크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유난히 원정경기에 약했다. 4차례 원정에서 1무3패다. 이란∼중국∼카타르에게 전부 졌다. 그나마 시리아전은 불안정한 정세 탓에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치러진 제3국 경기였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진짜 원정이었다면 무승부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원정에서 1경기라도 더 잡았거나 비기기만 했어도 지금처럼 마음고생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게도 극심한 징크스가 있다. 유난히 한국에 약했다. 잘 싸우다가도 뜻하지 않은 패배를 자주 경험했다. 자책골을 넣는 등 자멸한 경우도 많았다. 고비마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한국이 얄미울 것이다. 이란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다를 바가 없다. 징크스 대 징크스. 어느 쪽의 징크스가 더 셀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변화

선수단 변화의 폭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이미‘신태용호 1기’가 출범할 때부터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다. 6월 카타르 원정에 출전한 태극전사 가운데 12명이 제외됐고, 14명이 새로 승선했다. 평소와 달리 2명을 더 뽑은 것은 애초에 신 감독이 26인 체제로 이란∼우즈베키스탄 시리즈를 준비해서다.

기성용(28·스완지시티) 등 일부 주축들이 부상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탓도 있다.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오른쪽 풀백 최철순(30·전북현대)이 경고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대체자원으로 빈틈을 채워야 한다. 베테랑들의 활용폭도 이란전보다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열정만으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승리의 맛을 아는 베테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 벤치에 혼란을 주기 위해서 이란전 때 벤치대기 한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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