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5위 싸움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롯데가 후반기에만 28승1무12패(승률 0.700)의 성적을 거두며 4위(69승2무56패)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롯데·넥센·SK·LG의 네 팀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구도에서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이 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형국이 됐다. 경쟁률도 2대1에서 3대1로 올라갔다.
4일 현재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팀은 5위 넥센(66승1무60패)이다. 잔여경기는 총 17게임인데, 선두 KIA와 2위 두산전을 모두 마무리한 덕분에 한결 부담을 덜었다. 상대전적에서 뒤진 3위 NC(상대전적 3승9패)와 4차례 맞대결이 남아있지만 한화(10승4패·2경기)와 삼성(11승4패·1경기), kt(8승3패·5경기) 등 하위권 팀과 맞붙는 8게임은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회다. 경쟁 상대인 SK(9승1무4패), LG(5승9패)와 각각 두 차례 맞대결을 순조롭게 넘기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6위 SK(65승 1무 62패)는 세 팀 가운데 가장 불리하다. 잔여 16경기 중 선두 KIA(4승8패)와 4경기, 두산(5승8패)과 3경기, NC(7승7패)와 2경기, 롯데(6승6패)와 4경기를 각각 남겨두고 있다. 나머지 게임 상대는 넥센(2경기)과 한화(10승5패·1경기)다. 한화전을 제외한 15경기에서 상위권 팀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영 부담스럽다. 9~10일 넥센과 홈 2연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7위 LG(59승2무59패)는 남은 24경기 중 KIA(4승9패), 두산(5승1무7패), 롯데(6승1무6패)와 각 3경기씩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상대전적 4승10패로 절대 열세인 NC와도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물론 호재도 있다. 10승2패로 절대 우세인 kt와 4경기가 남았고, 9위 삼성(8승4패)과도 4차례 더 맞붙는다. 넥센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은 LG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우천순연으로 경쟁상대에 비해 잔여 경기수가 많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순위가 처져있는 LG로선 그만큼 기회가 더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