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락 없었으면, 추락 했을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03시 00분


솟구치는 롯데, 손승락 있기에…
2011년에도 후반기 기세 올렸지만 마무리 허약해 플레이오프서 쓴잔
올해는 31세이브 뒷문 굳게 지켜… “그때와는 다르다” 기대감 커져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롯데의 시즌 막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7월 30일 SK와의 방문경기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뒤 포효하는 손승락. 동아일보DB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롯데의 시즌 막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7월 30일 SK와의 방문경기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뒤 포효하는 손승락. 동아일보DB
후반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4일 현재 4위에 오른 롯데를 두고 2011년을 떠올리는 야구팬들이 많다. 6년 전 롯데는 이대호 황재균 홍성흔 손아섭 등 리그 최고의 타자들을 보유하고도 전반기 줄곧 6위에 맴돌다 올해처럼 후반기 기세를 올려 정규 시즌 2위까지 뛰어올랐다.

팀 순위의 반등 외에도 최근 롯데는 당시와 닮은 구석이 많다. 시즌 초반 용병 투수(2011년 사도스키, 2017년 레일리)가 부진하다 후반기 활약이 빛난 것도 그중 하나다. 예전 장원준이 그랬던 것처럼 박세웅이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2011-2017년 롯데 평행이론’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6년 전 롯데는 그렇게 후반기 기세를 등에 업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해 롯데는 그때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뒷문을 굳게 지키고 있는 ‘락앤락’ 손승락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롯데는 마무리 투수 김사율이 20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당시 팀이 거둔 전체 세이브는 27개로 리그 평균(33개)에 크게 못 미쳤다. 4일 현재 손승락은 54경기에 출전해 31세이브를 거뒀다. 그의 개인 기록만으로도 롯데는 리그 평균(28개)을 넘어섰다. 롯데의 팀 전체 세이브는 33개. 그동안 뒷문 걱정에 시달리던 롯데에 올해 구원왕 자리를 노리고 있는 손승락은 수호신이나 마찬가지다.

롯데 합류 첫 시즌이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손승락은 전성기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이란 평범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6번의 블론세이브와 함께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도 여러 번 실점해 쓸데없이 관중을 가슴 졸이게 한다는 뜻으로 ‘승락 극장’이란 오명까지 들었다.

그랬던 손승락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단순히 세이브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투구의 질도 좋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올해 손승락은 2.33으로 2011년(1.89)과 2012년(2.15) 다음으로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2009년 롯데 최초로 구원왕에 등극한 애킨스(26세이브)가 3.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손승락은 역대 롯데 최고 마무리 투수라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은 “팀이 4위로 올라서면서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전력투구하는 것 같다. 현재로선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말했다.

손승락의 활약으로 롯데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팀 타율과 세이브가 동시에 리그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는 선발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리그 평균보다 낮고 동시에 팀 타율이 리그 평균을 웃도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세이브 기록까지 좋았던 적은 없었다. 경기 막판 설거지가 안 돼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줄었다는 의미다. 그래서 올해 손승락이 있는 롯데는 특별하다.

다시 6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2011년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롯데는 계투진과 함께 마무리 김사율까지 무너지면서 패했다. 올해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손승락이 지금의 활약 그대로 던져줄 수 있을지가 승패의 관건이다. 롯데의 코치진은 웃음꽃이 폈다. 김원형 롯데 수석코치는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는 손승락이 있어 8회 이후를 어떻게 꾸려갈지 계산이 선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롯데 손승락#롯데 세이브 증가#손승락 활약#손승락 제2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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