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히딩크 감독 처음 왔을 땐 뭘 믿고 저러나 싶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6일 16시 03분


거스 히딩크 감독(70)이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지며,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수석코치로 가장 가까이서 히딩크 감독을 지켜본 박항서 상주상무 감독(58)의 증언이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2015년 11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처음 한국에 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해서 뭘 믿고 저러나 싶었다. 월드컵 본선을 50일 남기고는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50%인데 매일 1%씩 끌어올려 100%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결국 해내지 않았나”고 떠올렸다.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성공 비결로 철저하게 계획적이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며 임기응변과 반전에 강한 것을 꼽았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은 같은 포지션의 여러 선수를 골고루 기용했다. 주전과 후보의 구분이 없다 보니 선수들이 늘 긴장하고 준비했다. 그래서 23명 전원이 고른 기량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또 “감독님이 그러더라. 나중에 네가 성인팀 감독이 되면 절대로 선수 만들어 쓸 생각하지 말고 갖고 있는 실력을 극대화해라. 시간은 너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철저한 프로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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