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불펜에 3연패…불안한 1위 KIA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7일 05시 30분


KIA 김세현-김윤동(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세현-김윤동(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는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집안’이다. 그러나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머리가 아프다. 불펜 때문이다. KIA는 올 시즌 내내 ‘허리’가 좋지 않았다.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5일까지 팀 구원방어율이 5.55에 이른다. 이는 10개 구단 팀 중 7위다.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도 구원승이 적고, 구원패가 많다. 허리가 불안하면 팀이 흔들린다. 게다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기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불펜이 약하면 경기를 90% 이기고 10%에서 패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KIA 헥터가 김세현이 정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하자 머리를 쥐어싸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KIA 헥터가 김세현이 정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하자 머리를 쥐어싸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불펜 무너져 3연패…뼈아픈 불펜 방화

KIA는 3일 고척 넥센전에서 불펜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7-1로 앞서던 9회 불펜진이 무려 7점을 내주면서 7-8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9회 최다 점수차 역전패였다. 게다가 휴식 차원에서 팀 불펜의 핵심투수인 김윤동과 김세현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비난이 거셌다. 5일 잠실 LG전에서는 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였던 팻 딘이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1로 앞선 8회 김윤동이 올라오자마자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0회에는 김세현이 끝내기안타를 맞고 말았다. 2경기 연속 역전패가 문제가 아니었다. 3일 경기를 내주면서까지 아껴뒀던 필승카드를 내고도 지면서 1패 이상의 내상을 입었다.

6일 LG전에서도 중간계투진이 무너졌다. 이날은 선발 신동섭이 1.2이닝 만에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불펜이 빨리 가동됐다. 그러나 바통을 이어받은 박진태가 2.2이닝 3실점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넘겨줬고, 한승혁이 1.2이닝 1실점하면서 쐐기점을 내줬다. 결국 KIA는 0-6으로 완패해 3연패 수렁에 빠졌다.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해답 없는 불펜진…김기태 감독의 해결책은?

가을야구는 대개 불펜싸움에서 승패가 결정 난다. 각 팀들이 수준급 선발 투수를 내 보낼 뿐만 아니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보통 선발이 강판된 이후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KIA는 불펜이 약하다. 더 큰 문제는 ‘인식’이다. 상대팀의 불펜이 약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약점을 집중공략 당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선발을 빨리 끌어내리고 불펜과 상대하려는 작전이 나올 수 있다. KIA가 하루빨리 불펜을 강화시켜야하는 이유다.

물론 현재로서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 허리를 강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임창용도 재활군에 있기 때문에 복귀까지 기약이 없다. 결국 현재 불펜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다. KIA 김기태 감독은 6일 LG전에 앞서 “우리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 해왔다”며 고마움을 전하고는 “선수들에게도 ‘신은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고 말했다.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불펜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질 듯 하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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