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희망 살린 슬라이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애리조나전 100구 중 15개 던져… 6이닝 1실점 7K, 확연히 달라져
승리 못 챙겼지만 ‘PS선발’ 앞으로

이번엔 슬라이더다.

LA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이 ‘팔색조’ 투구를 앞세워 애리조나 강타선을 잠재웠다. 류현진은 6일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고의사구 포함)은 5개를 내줬지만 삼진도 7개나 잡았다. 투구 수는 100개.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애리조나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8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던 류현진은 6일 만의 리턴매치에서 180도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6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이날 1회부터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힘 있는 직구가 뒷받침되자 체인지업, 커터,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됐다.

가장 빛을 발한 레퍼토리는 슬라이더였다. 올해 류현진은 커터를 주로 사용하면서 슬라이더의 비중을 크게 줄였다. 전날 경기까지 사용률은 3.6%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은 커터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떨어지는 각도가 큰 슬라이더를 15개나 던지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전날 4연타석 홈런을 친 4번 타자 J D 마르티네스를 1회 뜬공으로 처리할 때 던진 구종이 슬라이더였다. 3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승부구는 모두 달랐다. 9번 타자 잭 그링키는 커터, 1번 크리스토퍼 니그론은 커브, 2번 크리스 아이어네타는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4회 1사 1, 2루에서 대니얼 데스칼소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은 게 옥에 티였다. 이로써 류현진은 팀 내 선발 경쟁에서도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에게 한 발 앞서 가게 됐다.

다저스는 1-1 동점이던 연장 10회 1사 2, 3루에서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의 포구 실책으로 2점을 내줘 1-3으로 졌다. 다저스가 5연패에 빠진 반면에 애리조나는 12연승을 질주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류현진#la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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