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이란(홈)∼우즈베키스탄(원정)으로 이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2연전을 앞두고 큰 결정을 내렸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에서 6명을 차출했다.
특정 팀에서 이렇게 많은 선수들을 호출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었다. 이유가 뚜렷했다. 짧은 준비시간,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차출이 이뤄졌으나 특히 수비수들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이란전 선발 출격한 전북 멤버는 4명이었고, 3명은 수비라인에 포진했다. 빈공 속에서도 이들은 페르시아 강호를 상대로 무실점을 이끌어내 ‘절반의 합격’을 받았다. 당연히 전북의 타격은 상당했다. A매치 휴식기에 20여명 남짓한 인원들로 전남 목포로 단기전지훈련을 떠났다. 훈련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전북 이재성.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최강희 감독의 고민은 또 있었다. 선수별 출전시간에 따른 걱정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원정까지 전원이 동행한 가운데 수비수 김민재가 가장 많은 174분(추가시간 제외)을 뛰었고 좌우 풀백 김진수∼최철순은 90분을 소화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은 73분을, 전북의 최전방을 책임진 이동국과 김신욱은 각각 13분, 17분간 잔디를 밟았다. 휴식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만큼 체중 및 체지방 관리, 제대로 못 뛴 선수들의 허탈함까지 고려할 부분이 많았다. 최 감독은 “가방만 들고 대표팀에 발만 담그고 온 자체로도 큰 영광”이라면서도 “물론 많이 뛰지 못한 심리적인 후유증과 시차, 긴 이동으로 인한 피로감은 없을 수 없다. 결국 스스로 극복할 문제”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나 다를까. 차질이 생겼다. 9월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클래식 정규리그 28라운드 홈경기에 나선 전북은 상당한 엔트리 변화가 있었다. 이란전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쳐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김진수는 완전히 명단에서 빠졌고, 이동국∼김신욱은 대기명단에 올랐다. 이재성∼최철순∼김민재는 선발 투입.
전북 김민재. 사진제공|전북현대 정확히 이틀 간 손발을 맞춘 뒤 그라운드에 나섰다. 최 감독은 “피로가 채 풀리지 않았을 텐데 투입시킨 것이 미안하다. 팀도 급하다보니 휴식을 길게 줄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모두 이해해줬다”면서 대표팀에서의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출전에 대한 갈망과 간절함을 K리그에서 표출해주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