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L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유현준(한양대)의 얼리 엔트리 선언이 화제가 되었다. 2016년 대학농구리그 신인왕 출신인 유현준의 얼리 선언은 KBL 선수 수급 시스템에 변화가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현준은 대학리그에서 이미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2016시즌 평균 14.1득점, 5리바운드, 4.06 어시스트로 1학년임에도 대학리그에서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현역 시절 최고의 가드로 불렸던 이상민 현 삼성 썬더스 감독은 유현준에 대해 “패스, 돌파, 슈팅이 모두 가능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얼리 엔트리 선언은 꾸준히 있어왔다. 2014년 얼리를 선언한 정효근(인천 전자랜드)과 허웅(원주 동부)은 모두 1라운드에 선발되었다. 2015년에는 삼일상고를 졸업한 송교창(전주 KCC)이 대학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프로 무대를 두드려 전체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얼리 엔트리를 신청하는 선수들의 공통적인 이유는 하나이다. 대학리그에 머무르더라도 기량 발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효근과 허웅은 이미 대학리그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었고, 송교창 역시 초고교급으로 분류됐던 선수다. 결국 이들은 본인들의 발전을 위해 빠른 프로진출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얼리 엔트리를 신청하지 않아 팬들이 아쉬워했던 대표적인 선수로 김종규(창원 LG)가 있다. 김종규는 대학리그 최고의 센터로 경희대에서 4학년을 모두 이수한 뒤 프로에 진출했다. 그러나 프로 진출 후 줄곧 기본기와 몸싸움 등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김종규가 프로에 일찍 진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이다.
그러나 얼리 엔트리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현 제도상으로는 대학 선수가 얼리 엔트리를 신청하려면 대학의 허가가 필요하다. 대학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선수는 얼리로 프로에 진출할 수 없다. 대학의 입장에선 공들여 키운 에이스가 졸업 전에 빠져나간다면 팀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수 개인의 입장에서도 얼리 엔트리는 모험을 감수하는 선택이다. 자신의 실력과 발전 의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섣불리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매년 프로에 진출하는 대학 선수들의 수는 약 20여 명 내외에 불과하다. 유현준과 같이 정말 뛰어난 유망주가 아닌 이상 먼저 대학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것이 우선이다.
유현준의 얼리 엔트리 선언으로 이번 2017 신인드래프트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유현준이 또 한 번의 얼리 엔트리 성공 사례를 남길 수 있을까. 2017 KBL 신인드래프트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