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센터…슈터 김정은 골밑 수비 준비 복귀한 박혜진·임영희, 몸상태 60% 수준 우리은행 리그 6연패 도전 힘든 여정 예고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5시즌 연속 정상을 지켰다. 여자프로농구의 지배자였다. 도전보다는 수성이 훨씬 어렵다고 했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도전자보다 몇 배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2017∼2018시즌은 우리은행에게 엄청난 도전이 될 전망이다.
팀의 중요한 축이었던 센터 양지희(33)가 은퇴했다. 임의탈퇴에서 복귀해 2016∼2017시즌 팀 전력에 도움이 됐던 파워포워드 이선화(29)는 다시 팀을 떠났다. KEB하나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정은(30)을 데려왔지만 애지중지 키웠던 알토란 식스맨 슈터 김단비(25)를 보상선수로 내줬다.
삼성생명과 트레이드를 통해 가드 박태은(30)을 영입하는 것으로 국내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골밑에서 버텨줘야 할 토종 선수층이 엷어 고민이다. 최은실(23)이 유일하지만 그 또한 전형적으로 골밑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 더욱이 최은실은 부상으로 일본전지훈련에서 제외됐다. 일본전지훈련에서는 김정은이 골밑에서 일본 프로팀 센터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리그에 들어가도 김정은이 골밑 수비를 담당해줘야 한다. 우리은행 위성우(46) 감독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훈련 때 김정은에게 골밑 수비를 집중적으로 익힐 것을 주문하고 있다. 1대1 수비방법 뿐 아니라 2대2 수비에서 센터가 해야 하는 움직임을 세세히 알려주고 있다. KEB하나은행 시절 슈터역할을 도맡았기에 아무래도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복잡한 팀 사정 때문인지 위 감독은 2017∼2018시즌은 ‘수성이 아닌 도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 감독은 “많이 불안하다. 지난 시즌도 위기라고 생각했지만 그 때는 (양)지희가 돌아올 여지가 있었고, 존쿠엘 존스라는 좋은 외국인선수까지 만났다. 지금 상황에서 복귀 전력은 최은실, 홍보람 정도다. 솔직히 제일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의 엄살은 아니었다.
위 감독은 “대표팀에서 돌아온 박혜진(27)과 임영희(37), 본격적으로 운동한지 1달 반 정도 된 김정은 모두 몸 상태가 50∼60% 정도다. 전술적인 준비는 생각할 수도 없다. 전지훈련에서는 이들 3명의 몸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진 뒤에 전술을 활용해야 효과가 있다. 40분간 농구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며 팀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결국 선수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로 위기를 해쳐나가야 한다. 지금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그 준비를 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국내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만들어놓고, 이후에 전술을 맞춰갈 계획이다”고 앞으로 훈련방향과 스케줄을 설명했다.
어느 때보다 힘든 우승 재도전에 나서는 위 감독은 “다가올 시즌은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최대한 준비를 해보겠다. 올해가 안 되면 내년 초까지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고 가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