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24)은 올 한 해 그야말로 제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반기에는 14경기에서 7승2패 방어율 1.72의 성적을 거두면서 KIA의 고공행진을 이끌었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부상과 부진의 연속으로 선발 로테이션조차 지키지 못했다. 그는 6월 폐렴 증세로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한 달 후 1군에 복귀해 5경기에서 승 없이 2패 방어율 7.36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에도 부진투가 계속되자 KIA 김기태 감독은 결국 그를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 보냈다. 휴식과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뜻에서 결정한 1군 말소였다. 임기영은 퓨처스리그에서 재활과 함께 자신을 되돌아봤다. 무너진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했다. 장고 끝에 선택한 방법은 바로 ‘버리기’였다.
1군에 다시 돌아온 뒤 만난 임기영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려한다”며 의미심장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안 좋을 때 모습을 다시 보니 내가 너무 힘으로만 던지려 하더라. 조급한 마음에 너무 서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를 한 개 맞았을 뿐인데, 그 부분이 경기 내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작은 부분을 계속 신경 쓰다 보니 오히려 내 공을 더 못 던졌다”고 과거를 자책했다.
스스로 공부가 되었던 것일까. 그는 복귀전이었던 9일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임기영은 “개인기록은 이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팀 승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겠다”며 헌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