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선정한‘올해의 브랜드 대상 2017’에서 프로스포츠 축구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브랜드 대상은 2017년 소비자에게 노출된 모든 브랜드 가운데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등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순위를 가린다. 프로스포츠 부문은 올해 신설됐다.
온라인 및 모바일, 서울과 전국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65세 미만의 성인남녀가 참여하는 전화설문(7월 12일∼7월 25일)에서 전북은 가장 많은 2070표를 얻었다. 항상 K리그를 선도해왔고,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해온 수원삼성, FC서울 등 수도권 팀들도 수상을 내심 희망했지만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발돋움한 전북을 따돌리지 못했다.
전북이 대상 수상을 기뻐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 첫 상의 주인공이라는 사실도 흐뭇하지만 지속적인 팬 스킨십이 정착한 것을 확인해서다.
전북은 좋은 성적도 올리고 있지만 지역 팬들과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더욱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올 시즌은 물론 예전부터 틈날 때마다 전북 선수단은 대학교, 고등학교를 찾아 일일 클리닉을 진행했고 전주 시내 안팎으로 직접 발걸음을 옮기며 꾸준한 팬 사인회를 했다. 전주의 식당에서 고기를 자르고 서빙을 하는 녹색전사들의 모습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들도 기쁘게 나선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스킨십이 이뤄지는 시간대다. 전북은 선수단에 기준을 맞추지 않았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대를 노렸다. 팀 훈련이 끝난 뒤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들이 사인회를 위해 한참 동안 퇴근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이른 저녁식사를 하는 풍경은 지극히 평이한 일상이다. 솔직히 오후 8시 극장에서 여는 팬 미팅은 다른 팀들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모습이다. “소중한 개인시간을 포기하면서도 누구 하나 귀찮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북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전북 완주군에 있는 클럽하우스는 연중 내내 일반인들에 문이 활짝 열렸다. 토너먼트 결승전 등 아주 특별하고 민감한 시점이 아니라면 전북은 훈련을 대중에 공개한다. 풀 트레이닝 스케줄은 구단 홈페이지에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누구나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전주시에서 완주군까지 어렵게 찾아온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시원하고 따스한 차 한 잔이라도 대접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조촐한 삼겹살 파티를 열기도 한다. “팬 1명이 2명으로, 2명이 3명으로 불어난다. 팀의 진짜 힘은 팬으로부터 나오는 법”이라는 최 감독의 지론이 선수단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데 긍정적의 영향을 끼쳤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29)도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 때가 있는데, 영원한 우리 편인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접하면 힘이 난다”면서 팬 스킨십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10년 후가 아닌 ‘100년 클럽’을 꿈꾸는 전북의 홈 평균 3만 관중을 향한 밑그림이 착실히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