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복서 골롭킨, 찜찜한 무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알바레스와 타이틀전 우세에도… 석연찮은 판정… 챔프벨트는 지켜

카자흐스탄에서 자란 고려인 어머니와 러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무패 복서 겐나디 골롭킨(35·카자흐스탄)이 프로 첫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챔피언 타이틀은 지켰다. 골롭킨은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와의 맞대결에서 12라운드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미들급 통합챔피언인 골롭킨은 도전자 알바레스를 12라운드 내내 몰아붙였다. 1∼4라운드에 왼손 잽으로 점수를 쌓은 골롭킨은 5라운드 알바레스 안면에 오른손 훅을 적중시키며 경기를 주도해 갔다. 8∼10라운드에서 알바레스의 연타에 잠시 주춤했지만 11, 12라운드 다시 알바레스를 압박했다.

전체적으로 골롭킨의 우세였고 펀치 적중 횟수도 218-169로 앞섰다. 그러나 펀치 횟수 대비 적중률은 알바레스가 33.5%로 골롭킨(31%)을 앞섰다. 골롭킨은 알바레스를 쫓아다니면서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알바레스에게 크게 충격을 주는 펀치를 적중시키지는 못했다. 채점은 115-113, 110-118, 114-114로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알바레스의 8점 차 압도적인 우위로 채점한 부심의 판정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경기 운영도 북중미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알바레스를 배려하는 쪽으로 진행됐다. 보통 도전자가 링에 먼저 올라와 챔피언을 기다리지만 골롭킨이 링에서 알바레스를 기다렸다. 또 골롭킨의 카자흐스탄 국가가 멕시코 국가보다 먼저 연주됐다. 경기 공식 명칭에서도 알바레스 이름이 먼저 나왔다.

골롭킨은 38전 37승(33KO) 1무를 기록하며 무패 전적을 이어갔고, 알바레스는 52전 49승(34KO) 2무 1패를 기록했다. 골롭킨은 “나는 아직 챔피언이다. 재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알바레스도 “골롭킨의 펀치는 생각만큼 강하지 않았다. 이길 줄 알았다”며 큰소리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계 무패 복서#겐나디 골롭킨#사울 카넬로 알바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