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30)의 포스트시즌 임무가 불펜투수로 기우는 분위기다. 잔여시즌 선발등판 일정이 미정인 가운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불펜 테스트’를 언급했다.
로버츠 감독은 2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원정경기에 앞서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의 포스트시즌 불펜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조만간 불펜투수로 등판시킬 수 있음을 덧붙였다. 클레이튼 커쇼-다르빗슈 유-알렉스 우드-리치 힐의 4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뜻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롱릴리프로만 한 차례 불펜등판을 소화한 바 있다.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4이닝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까지 챙겼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단련된 몸이라 불펜 대기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더욱이 포스트시즌에선 롱릴리프로 역할을 한정할 수 없다. 짧은 시간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라 짧은 이닝을 처리한 뒤 내려오는 편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어깨 수술까지 받은 류현진이 생소한 임무를,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에다는 올 시즌 2경기에 불펜투수로 등판했다. 6월 10일 신시내티전(4이닝 3안타 6탈삼진 1실점·세이브)과 6월 24일 콜로라도전(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이다. 길게도, 짧게도 불펜투수로서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18일 워싱턴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1-0으로 앞선 5회말 2사 1·2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한 개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지만, 로버츠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활용할 투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 장면이었다.
수술 이후 사실상의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으로선 굳이 무리할 필요도,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다. 이번 불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되더라도 실망할 이유는 없다. 더욱 건강해진 몸으로 ‘후일’을 도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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