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그룹 글로벌 홍보대사로 방한
청계광장서 어린이 축구 클리닉, 헤딩 주고받으며 골키퍼 역할도
현역 시절 ‘꽃미남 축구스타’로 불렸던 데이비드 베컴(42·잉글랜드)이 무릎을 꿇었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서다. 유소년용 미니 골대 앞에서 베컴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골키퍼 역할을 수행했다.
“내가 베컴을 상대로 골을 넣었어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최예준 군(9)의 목소리는 떨렸다. 축구 선수가 꿈인 그는 “앞으로 공을 찰 때마다 베컴이 떠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AIA그룹 글로벌 홍보대사로 한국을 찾은 베컴은 2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최강희 축구교실 어린이 20명을 대상으로 축구 클리닉을 실시했다. 행사가 지연돼 클리닉 시간은 짧았지만 베컴은 자신에게 공을 들고 온 어린이와 웃으며 헤딩을 주고받는 등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베컴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한국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짧아 아쉽지만 (아이들에게서)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베컴의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2013년 은퇴한 베컴이지만 현역 시절 탁월한 프리킥 능력과 빼어난 외모로 이름을 떨친 그의 인기는 여전했다. 은퇴 후 베컴은 광고 모델, 패션 사업가 등으로 활동했다. 김진혁 씨(32)는 “금발을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베컴의 오랜 팬이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잘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현역 시절 그는 헤어스타일까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킬 정도로 영향력이 큰 축구 스타였다. 2002년에는 한일 월드컵 당시 베컴의 헤어스타일인 ‘닭벼슬 머리’가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베컴은 클리닉에 앞서 AIA생명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최현석, 오세득 셰프 등이 만든 건강도시락을 전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베컴은 2008년 LA갤럭시(미국) 소속으로 한국을 찾아 FC서울과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강하다. 성공적인 업적을 남길 준비가 된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1996년 21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한 베컴은 A매치 115경기에서 17골을 넣었고 대표팀 주장으로 ‘잉글랜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베컴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의 부진으로 비판받은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국가대표팀은 늘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 잉글랜드도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었다”면서 “계속해서 경기를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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