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87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29·롯데)에게 ‘200안타 대기록이 눈앞에 있다’고 말하자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이제 5경기 남았다. 한 경기당 2개씩 쳐도 안 된다. 200안타에 성공하면 정말 좋겠지만 그 보다는 가을야구에 진짜 굶주렸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고 답했다.
손아섭은 롯데 후반기 대역전 드라마의 주역이다. 리드오프로 맹활약하며 전반기를 7위로 마친 롯데가 시즌 막판 NC와 3위 경쟁을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1일 현재 3위 NC와 4위 롯데는 고작 0.5게임차다.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13안타를 치면 2014년 서건창(넥센·201안타)에 이어 KBO리그 통산 두 번째로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경기당 2.6안타가 필요한 상황,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많은 타석에 설 수 있는 리드오프이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그러나 정작 손아섭은 200안타 보다 가을야구가 간절하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2년이다. 팀의 간판타자 이대호가 일본리그로 떠났지만 양승호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그해 4위로 가을 잔치에 참가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2012년 이후 롯데는 단 한번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 사이 감독만 3명이나 물러났다.
그 해 만 24세 젊은 나이로 맹타를 휘둘렀던 손아섭은 어느새 3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5년의 시간은 손아섭과 롯데 팬들에게 모두 매우 긴 시간이었다.
손아섭은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설렌다. 그동안 가을야구에 굉장히 굶주렸다. 간절히 원해왔다. 그 진심을 경기장에서 마음껏 표출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200안타 도전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도 좋은 타격감을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이다. 손아섭은 “200안타를 의식하다 보면 괜히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현재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모든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모두 하나로 뭉쳐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