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박지성의 절친’으로 불렸던 카를로스 테베즈가 중국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수령하면서도 주전경쟁에도 밀린 테베즈에 대한 팬들의 눈길은 차갑기만 하다.
테베즈는 지난해 겨울 8400만 유로(1066억원)의 이적료로 상하이에 합류했다. 주급은 61만 5000파운드(8억8000만원).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테베즈의 모습은 그라운드보다는 벤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시즌 테베즈는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특히 슈퍼리그 득점 상위권인 자하비(광저우푸리·25골), 굴라트(광저우헝다·20골), 우레이(상하이상강·17골) 등 슈퍼리그 최고 용병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치다.
특히 상하이는 이번 시즌 6승 7무 11패, 승점 25점으로 리그 16팀 중 11위에 올라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 8월부터 9경기 동안 1승 3무 5패를 기록한 상하이는 거스포옛 감독이 자진 사퇴하며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다. 상하이 팬들은 비난의 화살을 팀 내 최고 연봉자 테베즈에게 돌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팬들도 테베즈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테베즈는 지난 4월 부상을 핑계로 팀 훈련과 경기에 결장하고 가족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있는 모습이 포착되며 큰 비난을 받았다. 세계적인 선수의 이적에 부풀어 있던 상하이 팬들의 테베즈를 향한 실망감은 컸다.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 축구팬 천지아오난은 “축구선수 중 유일하게 좋아하는 선수가 테베즈다. 하지만 요즘 본래의 투지 넘치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실망이다. 광저우나 다른 용병들과 달리 돈만 밝히는 모습만 보여 마음이 떠났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테베즈 영입을 직접 지시한 구단주 역시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비난이 거세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최근 테베즈를 둘러싼 여러가지 이적 보도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테베즈가 친정팀 보카주니어스 복귀를 노린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왕년의 스타 테베즈가 ‘먹튀’ 논란에서 벗어나 선수 생활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지 테베즈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