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정 품은’ 김상우 감독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26일 05시 30분


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7~2018 남자 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된 한성정(홍익대)이 김상우 감독, 이승록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7~2018 남자 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된 한성정(홍익대)이 김상우 감독, 이승록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7~2018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팀이라면 부르고 싶은 이름은 동일했다. 홍익대 레프트 한성정. 197㎝의 키에 공격과 수비가 모두 능하다는 평가였다.

한성정을 찍을 수 있는 팀은 지난시즌 하위 세 팀인 OK저축은행(구슬 50개), KB손해보험(구슬 35개), 우리카드(구슬 15개)였다. 25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드래프트의 가장 숨죽이는 순간은 첫 구슬이 나올 때였다. 구슬에 찍힌 숫자는 95. 86~100번 구간을 가진 우리카드의 넘버였다. 우리카드 테이블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그동안 외국인 트라이아웃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독 복이 없었던 우리카드의 설움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은 1순위 픽을 예감하고 행사장에 나타났다. 평소와 다른 상서로운(?) 조짐이 잇따른 덕분이다. 김 감독은 “전날 밤 꿈을 꿨는데 내가 큰 배를 타고, 물고기를 그물로 잡아들이고 있었다”고 웃었다. 드래프트장으로 올 때에도 심상치가 않았다. 김 감독이 탄 차를 뒤의 차가 들이박는 접촉사고를 당한 것이다. 깜짝 놀랄 일이었겠지만 오히려 김 감독은 ‘길조’로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우리카드의 한성정 지명 ‘최대 공헌자’는 김 감독이 된 셈이다. 한성정의 가세로 우리카드 레프트 자원은 더욱 풍족해졌다. 김 감독은 “한성정처럼 자기 컬러를 가진 선수는 포지션 중복에 구애받지 않고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장애를 앓는 아버지가 드래프트장에 참석해 한성정의 1지명은 더 훈훈했다. 아버지 한은범 씨는 “큰아들 성정이가 3학년인데 가족을 위해 드래프트에 나갔다”며 고마워했다.

한성정과 더불어 신인 드래프트의 ‘빅3’로 꼽힌 레프트 차지환은 OK저축은행, 세터 최익재는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았다. 최익재 외에도 세터의 인기가 높았는데 김형진(삼성화재)과 이호건(한국전력)도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라이트 최대어로 기대되는 임동혁을 뽑았다. 현대캐피탈은 센터 홍민기, 박준혁 등을 뽑아 높이에 치중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42명 중 25명이 지명을 받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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