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Casting vote). 의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결수가 동일한 경우 의장이 행사하는 결정권을 의미한다. 25일까지 5강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아직 정규시즌 우승팀과 3~4위의 주인이 가려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과 플레이오프(PO)를 거치는 것, 곧바로 준PO에 올라가는 것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르는 것은 선수단 운영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특히 WC 결정전이 신설된 2015 시즌부터 1위부터 5위까지 각각의 순위에 의미가 커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기존의 준PO 제도에선 홈 어드밴티지 외에 3위와 4위의 차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큰 변화다. 한화의 잔여시즌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한화의 잔여경기는 6게임이다. 팀 순위는 이미 8위(61승1무76패)로 굳어졌지만, 잔여경기 상대를 고려하면 매 게임 허투루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공동 선두 KIA(82승1무55패)와 두산(82승3무55패), 3위 롯데(77승2무62패), 4위 NC(76승2무62패), 5위 SK(73승1무67패)를 모두 상대해야 해서다. 26일 사직에서 롯데를 만난 뒤 하루 쉬고 28~29일 KIA를 홈으로 불러들여 2연전을 치른다. 이후 원정경기 없이 30일 SK, 10월 1일 두산, 10월 3일 NC와 홈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3위 롯데와 4위 NC의 게임차는 0.5경기에 불과하고, 5강 확정까지 매직넘버 2를 남겨둔 SK도 매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공동 선두인 KIA와 두산의 상황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한화전 결과에 따라 이들 5개팀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25일 “어떻게 일정이 그렇게 나왔냐”면서도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대로 하겠다. 누군가를 봐줄 입장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은 잔여경기 선발등판 일정도 미리 공지한 상태다. 26일 김민우, 28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차례로 등판할 예정이다. 10월 3일 NC와 시즌 최종전 선발도 김민우다. 그 사이에는 김재영과 안영명, 김범수가 등판할 예정이다. 배영수는 남은 시즌에 선발 등판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대기한다. 일찌감치 잔여시즌의 플랜을 공개한 것이다. 이 감독대행은 “마지막 5경기는 홈에서 치른다. 팬들을 위해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