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원우 감독은 외야수 손아섭(29)을 두고 이 같이 말했다. 근성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손아섭에 대한 적확한 설명이다.
실제로 손아섭은 25일까지 올 시즌 팀의 141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했고, 이 가운데 136게임에 우익수로 나서 총 1183.1이닝을 소화했다. 롯데에서 가장 많이 뛰었고, 리그 전체로 봐도 삼성 우익수 구자욱(1206.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활약했다. 그러면서 타율 0.336(562타수 189안타), 20홈런, 78타점, 25도루, 출루율 0.423를 기록 중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최다안타 부문 타이틀도 눈앞에 뒀다.
선수들은 혹서기를 거치며 슬럼프를 겪곤 하는데, 이는 손아섭에게는 딴 세상 얘기인 듯하다. 8월 이후에도 타율 0.343(172타수 59안타), 9홈런, 29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기록한 성적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5월부터 꾸준히 3할 이상의 월간 타율을 기록한 것은 손아섭의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극심한 슬럼프 없이 꾸준한 타격 성적을 유지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가치다. 롯데가 후반기 55경기에서 36승1무18패(승률 0.667)의 성적을 거두며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행 티켓을 거머쥔 데도 손아섭의 역할이 엄청났다.
5년 만에, 자신의 6번째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손아섭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가을야구에 굉장히 굶주렸다. 간절히 원해왔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철인’의 가을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