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쿵푸팬더’ 아오르꺼러(22)와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36·팀포스)이 감동적인 드라마를 썼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연승에 성공한 것이다. 아오르꺼러와 신동국은 9월 23일 충주세계무술공원 스타디움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42 X 2017충주세계무술축제에 출전해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아오르꺼러는 6월 로블로 해프닝 이후 첫 경기이고, 신동국은 고향 충주에서 갖는 경기라는 부담감을 넘고 값진 승리를 따냈다.
아오르꺼러는 부상 후유증이 걱정됐다. 급소를 맞은 이후 몸은 회복됐지만, 트라우마가 신경 쓰였다. 그는 두려움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오르꺼러를 돕기 위해 의도치 않은 부상을 입혓던 명현만도 스파링 파트너로 훈련을 도왔다.
ROAD FC 정문홍 대표도 아오르꺼러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정 대표는 아오르꺼러가 완벽히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의 훈련을 지원했다. 지낼 곳을 마련해주고, 전담 통역을 붙여줬다. 그라운드 기술이 취약한 그를 위해 직접 기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열정적인 지도에 아오르꺼러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었다. 23일 경기 때 레슬링이 장점인 마스다 유스케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완벽히 방어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일취월장한 모습이었다. 3라운드에 TKO승을 거둔 아오르꺼러는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신동국은 소방관을 대표해 승리해야한다는 사명감, 부담감과 싸웠다. 더구나 이번 경기는 신동국의 고향 충주에서 열렸고, 일본 선수와 싸워 한일전에서 승리해야만 했다. 부담이 컸지만 마음을 굳게 먹었다.
케이지에 오르기 전 9월 17일 화재진압 도중 순직한 소방관 동료들을 추모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소방관 동료들과 함께 그들의 희생에 애도의 마음을 전했고, 비장한 마음으로 케이지에 올라갔다.
어깨가 무거웠지만, 신동국의 몸 움직임은 가벼웠다. 상대의 공격을 침착하게 방어했다. 빈틈을 찾아낸 뒤 저돌적으로 돌진하며 공격을 시도, 순식간에 승리를 따냈다. MMA 경력과 전적 모두 자신보다 많은 상대를 1라운드 2분28초 만에 제압했다. 신동국은 “이 경기를 위해 많은 동료들이 도움을 줬다.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이곳에 많은 소방관들이 와 계신다. 소방관이 건강해야 여러분들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 소방관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지난 17일 화재 진압 도중 동료 소방관 두 분이 순직하셨다. 그 분들의 숭고한 인생을 절대 잊지 말길 바라며,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해 소방관들이 항상 죽음을 불사하고 현장에 뛰어든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