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59) 전 감독의 재능기부 활동이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당초 예상한 라오스 현지 야구장 건설에 대한 우리정부의 해외지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 전 감독은 2014년 SK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순수한 ‘야구인’으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각종 재능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당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식 야구단 창단과 라오스 야구협회 창립을 이끄는 등 여러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이 전 감독이 가장 오래 공을 들인 활동은 라오스에 정식 야구장을 짓는 일이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특정 국가들의 전유물로만 남지 않고, 전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전 감독의 집요한 요청에 라오스 정부는 라오스 국립경기장 스포츠 종합 시설 단지에 야구장을 지을 수 있는 2만 1000평 규모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현지에서의 일이 진척을 보이자 이 전 감독은 한국 정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방식으로 1987년부터 개발도상국의 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해 꾸준히 해외원조사업을 펼쳐왔다. 이 전 감독은 문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 그리고 기획재정부에 관련 기획안을 제출해 단계별 심사를 받아왔다.
기획안은 문체부와 외교부를 차례대로 통과하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최종 심사단계인 기재부에서 ‘불허’의 고배를 마셨다. 부지가 확보되었는데도, 건설비용에 대한 자금 확보에 실패하자 라오스 현지 야구장 건설계획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 전 감독은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 많은 분들이 관심과 힘을 모아주신 만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야구의 세계화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