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의 휴식 기간 이후 29일 롯데전 패배, 그럼에도 SK는 ‘어리둥절하게도’ 가을야구에 도달했다. 같은날 LG가 두산에 패하며 5위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5강 경쟁팀이었던 넥센은 몰락했고, LG도 잔여경기 프리미엄을 살리지 못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외국인 좌완 다이아몬드를 선발 투입했다. 에이스 켈리를 출격시키지 않은 것이다.
힐만 감독의 ‘빅 픽처’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첫째, 5강 자력 확정에 필요한 매직넘바가 1인 상황에서 켈리를 상승세인 롯데보다 하위 팀인 한화전(30일)에 내보내는 편이 확률적으로 낫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29일 SK의 5강 매직넘버가 소멸되며, 굳이 30일 한화전에 켈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면 10월 5일 마산 혹은 사직에서 시작될 와일드카드 1차전에 켈리에게 충분한 휴식을 준 뒤 올릴 수 있다. 켈리는 29일까지 29경기에 등판해 15승7패 방어율 3.65(185이닝)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SK 내부적으로는 “시즌 막판에 약간 힘겨워한다“는 얘기가 있다. 재충전의 시간은 길수록 나쁘지 않다.
게다가 와일드카드 상대로 롯데가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켈리는 롯데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1.91의 특급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켈리를 더 이상 ‘가상의 적’ 롯데전에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언더독으로 가을야구를 출발하는 SK는 지면 바로 탈락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켈리~다이아몬드를 투입할 것이 유력하다. 만약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가면 박종훈과 문승원이 선발진에 가세한다. 윤희상은 가뜩이나 헐거운 불펜으로 가서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힐만 감독의 계산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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