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19언더파…LPGA 직행 티켓 획득 “한국서 LPGA 첫 승 기쁘고 영광스러워” “일단 국내 투어 집중할 것” 신중한 행보
고진영(22)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직행 티켓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고진영은 10월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파 72·6364야드)에서 열린 2017시즌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약 2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3억원 상당에 이르는 우승상금은 물론 LPGA 투어 직행티켓도 함께 받았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따낸 트로피였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개 버디로 13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던 고진영은 대회 마지막 날 공동 2위 박성현(24), 전인지(23)와 함께 챔피언조로 출발했다. 2위 그룹과는 단 2타차 리드. 박성현과 전인지 모두 최근 LPGA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컸다. 압박감은 초반 부진으로 이어졌다. 연속 보기가 나왔다. 2번 홀 보기 직후 3번 홀에서도 1m 남짓의 파 퍼트를 놓쳐 순식간에 선두자리에서 내려왔다. 그 사이 박성현이 힘을 냈다. 고진영이 실수를 했던 파4 2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4∼5번 홀 연속 버디로 리드를 잡았다.
박성현 쪽으로 기울던 판세는 중반 들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고진영의 샷 감각이 되살아났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정확한 퍼트를 앞세워 내리 타수를 줄여나갔다. 5번 홀(파5) 버디 이후 7∼9번 홀 3연속 버디 그리고 12번, 15번 홀 버디로 선두자리를 되찾았다.
승패는 16번 홀에서 갈렸다. 먼저 무너진 것은 박성현이었다. 14번 홀 보기와 15번 홀 버디로 오르락내리락하던 박성현은 16번 홀에서 다시 1타를 잃어 추격 동력을 상실했다. 후반 들어 떨어진 퍼트 감각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3타차 리드를 잡은 고진영은 마지막 3개 홀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하며 19언더파 269타로 마무리했다. LPGA 데뷔 시즌 2승째를 노렸던 박성현은 17언더파 271타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5번의 준우승에 그쳤던 전인지는 16언더파 272타로 3위에 머물렀다.
대회 최종라운드를 찾은 3만여 명의 갤러리들 앞에서 울음을 터트린 고진영은 “초반 보기를 2개나 해 너무나 당황했다. 긴장할 이유가 없었는데 스스로에게 압박감을 줬다. 기회가 오리라 생각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LPGA 첫 번째 우승을 국내팬 앞에서 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고진영은 “아직 LPGA 데뷔는 섣불리 대답할 수 없다. 일단은 예정된 국내 투어에 집중하겠다. 이렇게 덜컥 LPGA 직행 티켓을 얻으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