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야구장은 ‘구도’ 부산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올해 정규시즌에만 경기당 평균 1만 4423명(3위)의 관중을 동원했고, 2만6600명의 만원관중 사례도 5번이나 기록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찾게 되는 부산 최고의 관광명소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관리의 손길도 많이 필요한 곳이다. 사직구장은 한 경기를 치르고 나면 평균적으로 약 3톤의 쓰레기가 쏟아진다. 종류도 다양한 쓰레기가 한데 섞여 관중들의 쾌적한 야구관람을 방해한다.
신우시스템의 조영남(46) 관리이사는 10년째 사직구장의 청소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 정비요원이다. 조 이사는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을 앞둔 15일, “사직구장은 타 구장에 비해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최근에는 테이크아웃 음료 소비가 많아지면서 음식물쓰레기 양이 많이 늘었다. 10년 전에는 라면국물과의 전쟁이었는데 이제는 커피와의 전쟁이다”고 말했다. 근무와 관련해서는 “3교대조로 인력이 거의 24시간 투입된다고 보면 된다. 평일 오후 6시30분 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첫 근무조는 오전 6시에 투입돼 사전 준비를 맡는다. 경기 후에는 35명 안팎의 인원이 관중석을 포함해 전 구장 청소를 실시한다. 오후 11시부터는 물청소를 시작하는데, 마감을 하다보면 새벽 5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를 포함해 청소용역 직원들은 매 경기 롯데의 승리를 진심으로 바란다. 팬심 만큼이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롯데가 승리를 해야 우리 일도 수월하다. 승리 후 분위기가 좋으면 관중들이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한곳에 잘 모아준다. 그런데 경기 내용이 좋지 않으면 여기저기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평소보다 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롯데의 5차전 승리를 기원했지만, 아쉽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