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회장 “100돌 2022년 대도약”
일자리 창출 기획단 확대 운영… 시간제 5600명 정규직 전환 성과
내년 亞경마회의 개최, 선진화 역점… 승마클럽 등 저변 확대도 노력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경마장) 본관 1층에는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사진 속에서는 광복 후 두루마기를 입은 백범 김구 선생이 서울 경마장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 김구 선생은 의병 활동을 했던 기수들과 친분이 깊었으며, 당시 인기가 높던 경마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 건물 2층 집무실에서 만난 이양호 한국마사회장(57)은 “1922년 국내에 도입된 경마는 암울했던 시기 국민 스포츠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마땅한 놀거리, 볼거리가 없던 시절 질주하는 말들을 바라보며 우리 국민이 힘을 얻었다는 기록도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최근 한국 경마가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출범 100주년이 되는 2022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통 농림수산 관료 출신인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부임 후 국정 농단 연루 등으로 실추된 마사회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는 한편 미래전략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말 산업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사회) 안에 들어와 보니 수익이 예전 같지 않고 주위의 시선이 따갑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마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육성하겠습니다. 마사회가 말 산업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3마 1직’을 언급했다. 승용마의 경우 말 3마리가 일자리 1개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최근 일자리 기획단을 확대했다”며 일자리 창출에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지난달 이 회장 주도로 시간제 경마직(PA) 약 56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PA는 경마가 열리는 금∼일요일에 마권 발매, 질서 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경마 선진화도 역점 분야다. 마사회는 지난달 미국, 일본 등 경마 선진국인 PARTⅠ 국가가 대거 출전한 국제 경주인 코리아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PART Ⅱ인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계단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내년 5월 제37회 아시아 경마회의를 개최한다. 여기에는 25개 선진경마 시행국가가 참가하게 돼 한국 경마의 국제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경주마 수준 향상을 위해 외산마 규제 폐지 및 해외 우수 인력 유입 확대 등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선진화 노력을 통해 2022년 PARTⅠ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마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수요자 눈높이에 맞추고 있습니다. 승마 클럽 확대, 학교 체육과 연계한 승마 육성, 농촌 관광 승마 및 재활 승마 활성화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말을 타면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웃음).”
최근 불법 경마 시장은 13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회장 역시 “중독성이 강한 불법 경마의 폐해와 세금 탈루를 막아야 한다. 경마 선진국은 인증서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다면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고 있다. 불법 경마를 흡수하고 경마 고객의 편의를 위해 건전한 경마문화를 조성하려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26회) 출신으로 농촌진흥청장을 지낸 이 회장은 ‘국민 행복을 향한 질주’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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