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꼽히는 황재균(30)의 최종 행선지가 정해졌다. 황재균은 13일 kt와 4년간 88억원(계약금 44억원·연봉 44억원)에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FA ‘잭팟’을 터트렸다. 88억원은 4년을 기준으로 역대 FA 계약 중 6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같은 포지션인 3루수 출신만 놓고 보면 NC 박석민(4년·96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동갑내기 SK 최정(4년·86억원) 보다도 2억원이 더 많다.
kt는 황재균의 영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에 신분조회 요청도 마쳤다. 그동안 소문도 무성했다. 발표금액 88억원은 당초 알려진 100억원과는 제법 차이가 있는 금액이다. 여전히 팬들은 88억원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면 계약과 발표 금액 축소에 대한 의심 때문이다. 한 에이전트는 “보장금액 이외에 별도의 플러스 옵션 계약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균 영입에 직접 발 벗고 나섰던 kt 임종택 단장은 이와 관련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처음 100억원 설이 돌았을 때 우리 관계자들이 모두 많이 당황했다. 도무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금액이라 행여 협상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발표한 88억원이 순수보장 금액이다”고 말했다. 별도의 옵션도 없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도 선수 측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다른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준 것에 존경심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kt 내부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이제까지의 기록으로 봤을 때 황재균이 박석민이나 최정 보다 압도적인 성적을 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떻게 해서 그 정도(100억원) 금액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발표금액만 놓고 봤을 때도 ‘FA 거품’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88억원이란 금액도 손가락에 꼽힐 만한 대형 계약이다.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2016년까지 10시즌 동안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 605득점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율 0.154, 1홈런, 5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88억 원이 적정금액인가?’라는 질문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 현실과 여전히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계약에 대한 ‘키’는 황재균에게 있다. 앞으로의 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종 평가는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