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강호 세르비아와 1대1
후반 실점했지만 구자철 동점 PK골… ‘원톱 손흥민’ 강슈팅 불발 아쉬움
첫 A매치 GK 조현우 ‘슈퍼세이브’
승리는 못 했지만 유럽 방문 평가전(러시아, 모로코)과는 확실히 달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세르비아(32위)와 1-1로 비기고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로 올해 A매치를 마쳤다. 세르비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D조에서 아일랜드, 웨일스, 오스트리아 등을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강호다. 아일랜드, 웨일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유로)에서 본선 24강에 올랐던 팀들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들었다.
신 감독은 전날 예고한 대로 새로운 전술 실험에 나섰다. 10일 콜롬비아와의 경기(2-1 승리)에서 투톱으로 나서 두 골을 터뜨린 손흥민(토트넘)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조금 아래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배치했다. 좌우 날개로는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는 권창훈(디종)과 이재성(전북)이,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정우영(충칭 리판)이 맡았다. 수비진에도 변화를 줬다. 콜롬비아전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김민우(수원)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투입해 장현수(FC도쿄), 최철순(전북)과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조현우(대구·사진)가 맡아 A매치에 데뷔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가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서다. 세르비아는 2015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해 ‘황금 세대’라 불리고 있는 선수들을 다수 포함시켰다. 192cm의 장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대표적이다.
전반 중반까지는 세르비아의 공격이 거셌다. 전반 21분 밀린코비치사비치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대포알처럼 위력적이었다. 세르비아는 전반 26분에도 아크서클에서 아뎀 랴이치가 찬 프리킥이 그물을 찢을 듯 골대로 향했다. 누가 봐도 골이었지만 공은 하늘 높이 솟구친 조현우의 손에 맞고 나갔다.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슈퍼 세이브였다. 2013년 대구에 입단한 조현우는 2015, 2016년 연속 K리그 챌린지 베스트 11에 선발됐다. 올 시즌에는 33경기에 출전해 9경기에서 무실점(공동 2위)을 기록하며 대구의 클래식 잔류에 큰 힘을 보탰다.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손흥민이 빠른 돌파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다. 후반 10분에는 권창훈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한국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역습 상황에서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절묘하게 찔러준 공을 왼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랴이치가 살짝 밀어 넣었다. 열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1분 뒤 구자철이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A매치 65경기 만에 19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후반 44분 손흥민이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넘겨 준 공을 받아 40m가량 단독 돌파한 후 강하게 날린 왼발 슛이 상대 선방에 막혀 결승골로 남지 못한 게 아쉬웠다.
▼ “여러 차례 세트피스 위기 잘 막아” ▼
▽신태용 한국 감독=세르비아가 최근(10월 31일)에 감독이 바뀌면서 분석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한발 더 뛰는 근성을 발휘하며 너무 잘해줬다. 고맙다. 11월에 치른 2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게 가장 큰 성과다. 상대에게 여러 차례 세트피스 기회를 줬는데 타이밍을 잘 맞춰 실점을 막았다. 조현우는 평소 훈련 때 컨디션이 좋아서 아쉬웠던 선수라 꼭 실험을 해 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했다. 2경기 연속 실점은 했지만 그래도 경기 내용은 앞섰다고 본다. 수비 조직의 큰 틀은 바꾸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더 안정될 것으로 본다.
▼ “한국, 전술-조직 모두 이상적” ▼ ▽믈라덴 크르스타이치 세르비아 감독=훌륭한 경기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를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었던 것이 긍정적이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좋은 일이다. 우리 선수들 피지컬이 더 낫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한국 선수들도 뒤지지 않았다. 한국은 전술적으로나 조직적으로도 이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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