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궁화와 성남FC가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017’ 준플레이오프(PO)에서 격돌한 15일 아산 이순신 종합운동장에 모인 축구인들은 한 선수를 지목했다. 성남 공격수 남준재였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클래식(1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제주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 등을 거쳐 2015년 성남(당시 클래식)에 안착한 그는 지난해 2월 입대해 최근까지도 아산 유니폼을 입었다. 활약은 준수했다. 입대 첫해 2골·2도움(17경기)을 올렸고, 올해는 2골(14경기)을 뽑았다.
그런데 남준재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전역시기가 기가 막혔다. 정규리그 직후인 3일 성남에 복귀해보니 첫 상대가 아산이었다. 18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의 챌린지 PO 출전권을 놓고 이뤄진 단판 매치업이 ‘남준재 더비’로 포장됐다. 의도치 않게 며칠 새 적과 아군을 오간 셈이었다. 물론 남준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이었다.
올해부터 그와 함께 한 스승이자 아산을 이끌어온 송선호 감독은 “준재가 우릴 잘 알지만 우리도 준재를 꿰고 있다”고 했다. 성남 박경훈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때 아산 원정을 준비하는 동안 준재가 많은 역할을 했다. 상대 수비진 특성을 세밀히 체크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산 전문분석관’ 남준재는 선발로 나서 성남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승패결과를 떠나 아산의 겨울잔치 진입을 돕고, 성남의 확실한 정보원 역할까지 수행했던 남준재에게는 잊을 수 없는 9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