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격수 오지환(27)은 결국 군 입대 연기를 결정했다. 17일 마감된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을 끝내 포기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선수 본인은 물론 LG의 미래에도 적잖은 파장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제 오지환은 2018시즌에 ‘올인’해야 한다.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만 현역병 입대를 피할 수 있다. 상무 또는 경찰청 입단은 연령상 올해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소망대로 내년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면 그의 앞날에는 꽃길이 펼쳐질 수 있다. 그 반대라면 자칫 선수생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운명을 건 선택인 만큼 오지환의 분발이 기대된다.
반면 LG는 조금 복잡해졌다. 일단 류중일 감독이 LG에서 맞는 첫 시즌을 주전 유격수와 함께 시작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 요소다.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임기 3년 동안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처지인 류 감독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오지환을 중심에 놓고 백승현(22), 장준원(22) 등 대체 유격수 자원의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유격수 자리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좀더 절박하게 주전 유격수의 공백에 대비할 수 있었으나, 이제 그 시기는 예측불가가 됐다. 가장 위험한 때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가 확정될 내년 8월 이후다. 만약 오지환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다면 본인은 물론 LG도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 있다. 한창 순위경쟁이 치열할 때라 더욱 우려된다.
오지환과 달리 안익훈(21)의 입대 연기는 LG의 2018시즌에 희망적 요소만 더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상무 입대를 결심했던 안익훈은 류 감독이 주전 중견수로 중용할 의사를 밝히자 마음을 돌렸다. 아직 군 입대까지는 여유가 많은 나이도 입대 연기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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