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롯데, 역대급 큰손 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9일 05시 30분


롯데 손아섭-민병헌(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손아섭-민병헌(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15년 시즌이 끝난 후 한화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무려 191억원을 투자했다(정우람·김태균 각 84억원, 조인성 10억원, 심수창 13억원). KBO 역사상 한 팀이 한 해 FA시장에서 투자한 최고 액수였다.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불과 2년 만인 2017 스토브리그에서 191억원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액 투자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사상 최초 200억원 투자도 가능해 보인다.

롯데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이후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1999년 FA제도 도입 이후 그러한 이미지는 더 도드라졌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롯데는 KBO 최고의 ‘부자구단’이라는 평가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롯데가 민병헌(30)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하면서 이날까지 롯데의 올 해 스토브리그 FA 투자액은 손아섭(29) 98억원, 문규현(34) 10억원을 더해 188억원에 도달했다. 롯데는 아직 내부 FA 최준석(34), 이우민(35)과 계약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두 선수 중 한명이라도 총액 4억원 이상을 받으면 기존 한 시즌 최고액인 한화의 191억원을 뛰어 넘는다. 시장에서는 최준석의 커리어를 볼 때 롯데가 잔류계약을 선택한다면 총액 200억원 돌파 가능성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롯데 이대호-손승락(오른쪽).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손승락(오른쪽). 스포츠동아DB

사실 롯데는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최근 공격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2015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투자액수는 무려 436억원에 이른다. 2016시즌을 앞두고 손승락(60억원)과 윤길현(38억원)에게 98억원,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와 15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가 2014~2016년 3년에 걸쳐 쏟아 부은 464억원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지만 최준석과 이우민 계약에 따라 이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다. 특히 2014년 강민호와 당시까지 역대 최고액인 75억원에 계약한 것까지 감안하면 타 구단이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롯데의 파격적인 투자의 특징은 중복 포지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훗날 성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주 포지션이 모두 외야수다. 물론 각각 좌타자와 오른손타자라는 점은 이상적이다.

한화가 거액을 투자하기 전까지 ‘큰 손’ 역할을 했던 구단들은 포지션별로 안배를 했다. 초창기 FA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은 2000년 투수 이강철, 포수 김동수에 이어 2001년 거포 김기태, 투수 김상진, 2004년에는 외야수 심정수, 유격수 박진만 등 고른 전력 보강에 주력했다. 2009년 LG도 외야수 이진영, 내야수 정성훈으로 조화를 이뤘다. 2014년 NC도 외야 이종욱, 내야 손시헌을 택했다. 그러나 롯데는 2016시즌을 앞두고 손승락과 윤길현 불펜 투수 2명을 동시에 영입한데 이어 올해 외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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