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연아 이어 10번째 스포츠영웅 기성용 손흥민 등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 “쟁쟁한 후배들 앞서 받는 큰상 감사하다”
차범근(64)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등극했다.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을 열고 한국축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차 전 감독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는 10월 11일 제2차 회의를 열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폭격기’라는 닉네임으로 맹활약했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 현대∼수원 삼성 등을 이끌었으며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차 전 감독을 역대 10번째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선정했다.
축구계에도 굉장히 경사스런 날이다.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의 공식 반열에 오른 축구인이 처음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기흥 회장은 물론, 한국OB축구회 김정남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조병득 부회장 등 많은 귀빈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일정상 참석할 수 없던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박지성(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대표팀 신태용 감독 등도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의 주인공 차범근 전 감독은 “지난해 이 상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내심 수상도 기대했는데 받진 못했지만 쟁쟁한 후배 앞에서 감히 관심을 갖는 상황조차 너무 즐거웠다. 정말 자랑스럽고 많은 분들의 사랑에 감사를 드린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차 전 감독의 인생은 도전과 헌신으로 점철돼 있다. 1971년 청소년대표에 뽑혀 이듬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1986년까지 A매치 136경기에서 58골을 뽑았다. 1978년 분데스리가에 진출, 프랑크푸르트∼레버쿠젠에서 10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308경기 98골을 기록하면서 옐로카드는 1장에 불과할 정도로 모범적인 플레이를 했다.
지도자로서도 인상적이었다. 1991년 울산 감독을 거쳐 1997년 대표팀을 맡아 1998 프랑스월드컵 중도경질의 아픔을 겪었으나 2004년 부임한 수원에서 K리그 2회(2004·2008), FA컵 1회(2009) 우승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이후 유소년축구에 매진하며 꿈나무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묵묵히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창립 100주년을 앞둔 대한체육회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한국 스포츠의 명예를 높이고 국민 자긍심을 고취한 체육인들을 예우하기 위해 2011년부터 스포츠영웅을 선정해왔다. 첫 해 고 손기정(육상 마라톤)∼고 김성집(역도)을 시작으로 2013년 고 서윤복(육상 마라톤), 2014년 고 민관식(체육행정)∼장창선(레슬링), 2015년 양정모(레슬링)∼박신자(농구)∼고 김운용(체육행정), 지난해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스포츠영웅으로 헌액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