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깨끗한 선수’들 평창올림픽 출전 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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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71]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 밝혀… 겨울스포츠 단체로는 처음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겨울 스포츠종목 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지지하고 나섰다. IIHF의 지지 선언이 내달 5일로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르네 파젤 IIHF 회장은 2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IOC에 우리의 의견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는 도핑과 관계없는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서는 불공평한 처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약물과 관련 없는 ‘깨끗한’ 선수들의 평창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IOC는 전날까지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 선수 19명의 도핑 사실을 확인한 뒤 향후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가 소치 대회에서 획득한 33개 메달 중 11개 역시 박탈했다. IOC는 내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세계 아이스하키계는 러시아에 대한 IOC의 징계를 아이스하키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일찌감치 평창 대회 참가 불가를 선언했다. NHL 선수들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2014년 소치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평창에는 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아이스하키 강국들은 세계 제2의 아이스하키리그인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 소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세계 랭킹 2위 러시아는 물론이고 1위 캐나다도 25명 엔트리 중 16명이 KHL 소속이다. 그런데 KHL은 러시아의 평창행이 무산될 경우 KHL 선수들을 평창에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남자 아이스하키가 자칫하면 ‘3류 종목’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IIHF는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IIHF는 2016년부터 러시아아이스하키연맹 및 KHL과 엄격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KHL 및 산하 리그에 소속된 약 400명의 러시아 선수가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각 종목 협회로부터 인정받은 깨끗한 선수들은 자국을 대표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 때도 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허용 여부를 각 종목 단체가 결정하도록 했다. 육상과 역도 등은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한 반면 대부분의 종목은 출전의 길을 열어줬다. 러시아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 19개, 은 17개, 동메달 20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러시아 도핑 스캔들#국제아이스하키연맹#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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