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0번째, 9회 연속 지구촌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할 대한민국 축구에게 어떠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전 세계의 이목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집중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일 0시(한국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 콘서트홀에서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조추첨 행사를 진행한다. 내년 6월 15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릴 대회 본선 조별리그에서 마주할 국가들이 서로 묶이고 엮일 시간이다.
● 정몽규 회장·신태용 감독·김남일 코치 등 참석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보려고 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과 김남일(40) 코치가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현지 출국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 참석을 위해 태국 방콕에 머물던 대한축구협회 정몽규(55) 회장도 모스크바로 향했다. 신 감독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지휘하기 위해 조추첨이 끝나는 대로 3일 귀국하지만 김 코치는 협회 실무진과 계속 남아 베이스캠프를 확정하고, 조별리그 경기장 3곳을 답사할 예정이다.
한국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주요 레전드들도 조추첨을 지켜볼 계획이다.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헌액된 차범근(64) 전 대표팀 감독과 최근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에 새로이 선임된 박지성(36) 등이 FIFA의 초대를 받았다.
● 한국 보다 FIFA 랭킹 낮은 팀은 사우디·러시아 뿐
우리도, 다른 31개 출전국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조금이라도 더 수월한 조에 편성됐으면 하는 당연한 바람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우리보다 약한 상대는 사실상 없다. 허술한 FIFA 랭킹 관리 여파로 좋은 운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러시아월드컵부터 FIFA가 조추첨 방식을 랭킹 기준으로 바꾸면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경쟁국들이 포트4에 합류했다.
한국보다 낮은 랭킹의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63위), 러시아(65위) 뿐이다. 이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는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다.
● 추첨방식 어떻게 되나
추첨 방식은 간단하다. 러시아가 A조로 들어갈 포트1 7개국이 각 조로 흩어지고 포트2 8개국이 순차적으로 자리를 잡는다. 다만 가장 많은 본선 티켓을 가진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출전국들은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없다.
즉, 포트1 아르헨티나가 포트2의 페루∼콜롬비아∼우루과이와 만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같은 조건이 포트3에도 주어진다. 오직 유럽만이 최대 2개국씩 묶일 수 있는 가운데 8개국의 운명이 가려진다. 만약 1차 추첨에서 A조가 유럽∼유럽∼유럽이 되면, 포트3의 유럽 국가는 B조로 이동하는 형태다.
결국 대부분의 분류가 완성된 상황에서 포트4 8개국의 편성이 진행된다는 걸 염두에 두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성은 나올 수 있을지언정, 이러나저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죽음의 조’ 합류가 불가피하다.
여기서 또 관심을 끄는 대목이 이동거리다. 광활한 영토의 러시아는 11개 도시, 12개 스타디움에서 본선을 소화한다. 대륙 북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최남단 소치까지 비행시간(직항노선)이 3시간이다. 동서 도시별 시차는 1∼3시간이다. FIFA와 대회조직위원회가 참가국들에게 선수단 전용 전세기를 제공하지만 이동에 따른 피로누적은 감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