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이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한 조가 됐다. 어느 조에 속해도 쉽지 않았겠지만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과 조별리그에서부터 만나야 한다.
FIFA는 2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콘서트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식을 개최했다. 이 장소는 평소 발레, 클래식 음악회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예술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한국이 속한 4포트의 추첨은 1~3포트 국가 24개국이 뽑힌 가운데 진행됐다. 이탈리아 축구의 영웅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가 추첨을 맡았다. 그는 4포트 8개국 가운데 7번째로 한국을 뽑았다. 6째로 뽑힌 파나마가 같은 북중미 대륙 멕시코가 있는 F조를 피해 G조로 갔기 때문에 한국은 A~H 8개 조 가운데 6번째인 F조에 가게 되면서 1포트 독일, 2포트 멕시코, 3포트 스웨덴과 함께 하게 됐다.
FIFA는 대륙별 안배를 위주로 조 추첨을 실시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10월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나눴다. 1번 포트에는 개최국 러시아를 포함해 1~7위가 자리를 잡았고, 2번은 8~18위, 3번은 19~34위, 4번에는 38~63위 사이의 국가들이 8개국씩 포함됐다. 러시아 월드컵도 같은 대륙의 국가는 한 조에 편성될 수 없지만 14개국이 출전하는 유럽은 최대 2팀까지 한 조가 될 수 있다. 10월 랭킹 기준으로 독일은 1위, 멕시코는 16위, 스웨덴은 25위다. 한국은 62위다. 한국은 6월 18일 오후 9시 벨기에, 6월 24일 오전 3시 멕시코, 6월 27일 오후 11시 독일과 차례로 만난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독일과 2차례(1994년, 2002년) 만났는데 각각 2-3, 0-1로 졌다. 멕시코와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만나 1-3으로 패했다. 월드컵에서 맞붙은 적이 없는 스웨덴과의 A매치에서는 4전 2무 2패였다.
이날 추첨 진행은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게리 리네커와 러시아 방송인 마리아 코만드나야가 맡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리네커는 은퇴 후 방송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추첨자로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카푸(브라질),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로랑 블랑(프랑스), 고든 뱅크스(잉글랜드), 니키타 시모니안(러시아) 등 8명의 축구 레전드가 담당했다. 월드컵 역대 개인 최다 득점(16골) 보유자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는 조 추첨을 시작하기 직전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나와 소개했다.
국가원수로는 이례적으로 조 추첨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월드컵이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 최고의 월드컵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함께 등장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참가하는 32개국은 러시아의 11개 도시에서 좋은 경험을 할 것이다. 내년 6월에 개막하는 월드컵을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마음껏 즐기시기 바란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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