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도희(49) 감독은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앞두고 황연주(31)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황연주가 5000득점을 눈앞에 둔 것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황연주는 4일까지 통산 353경기에서 4990득점을 기록했다. 대기록을 위해 필요한 득점은 10점.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야 가능한 수치다. 그래서일까. 황연주는 훈련 때도 유독 힘을 실어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10여분을 앞두고는 부동자세로 코트를 응시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정확한 타이밍에 시도한 공격은 번번이 상대 블로킹과 수비에 막혔다. 1세트에만 12차례나 공격을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24%의 높은 공격점유율을 보였지만, 효율은 크게 떨어졌다. 2세트에도 8차례 공격을 시도해 3득점이 전부였다. 2세트까지 공격성공률은 15%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세트까지 90.9%의 높은 디그성공률(11시도 10성공)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어떤 식으로든 공격 리듬을 찾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 노력이 효과를 봤다. 황연주는 3~4세트 8차례 공격을 시도해 6득점(1블로킹)을 기록했다. 기록 달성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득점이 아니었다. 순수하게 팀이 필요할 때 만들어졌다. 현대건설은 외국인선수 엘리자베스의 공격이 통하지 않은 탓에 김세영~양효진의 속공점유율을 높일 수밖에 없었는데, 날개공격이 봉쇄당한 탓에 속공 위주의 경기를 해야만 했다. 오히려 황연주의 득점이 분위기를 전환할 카드였다. 결국 그는 5세트 9-13에서 메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대망의 5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경기장에는 어느 때보다 큰 함성이 울려퍼졌다. 비록 팀은 세트스코어 2-3(25-22 23-25 12-25 28-26 11-15)으로 패했지만, 승패를 떠나 황연주의 대기록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황연주의 5000득점은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 기록이라 의미가 크다. 2005시즌 데뷔 후 이날까지 통산 354경기에서 거둔 성적으로 경기당 14.1득점씩 올린 셈이다. 올해까지 14시즌 동안 개근하며 따낸 훈장이다. 남자부에선 박철우(삼성화재·4315점)가 통산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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