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학생 19만 명이 올림픽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특별교부금 190억 원을 마련해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교육부에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19만 명이 내년 2, 3월 열리는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 티켓 판매 목표가 129만 장(올림픽 107만 장, 패럴림픽 22만 장)인 것을 감안하면 조직위가 교육부에 요청한 19만 장은 목표치의 15%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에 교육부는 ‘진로체험학습’ 형식으로 실제 소요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19만여 명으로, 10만여 명은 강원 지역 학생, 9만여 명은 강원 이외 지역 학생이다. 지원 규모는 학생 1인당 10만 원꼴이다. 재원은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으로 충당한다. 특별교부금은 특별한 재정 수요가 있을 때 교부할 수 있는 예산으로 국가시책사업(60%), 지역교육현안(30%), 재해대책수요(10%) 등의 용도로 쓰인다. 지난해 특별교부금은 1조5216억 원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장권을 구매해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진로체험학습에 필요한 소요 경비를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수요 조사를 거쳐 지역별 학교별 지원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학생들의 경기 관람을 지원하는 것은 겨울올림픽 종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고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스포츠심리학) 교수는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가 잔치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보며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림픽의 흥행 실패를 우려해 학생들을 사실상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관중 수보다 스포츠 경기의 순수한 정신이 더 중요한데, 정부가 나서서 학생들을 상업적 목적에 동원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게다가 학생들은 비인기 종목 경기장의 관중석을 채우는 들러리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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